1차 지구 접수를 마친 3기 신도시 사전청약(8월13일자 2면 보도=인천계양 381.1대1·위례 38.7대 1… 30대 신청자 가장 많았다)을 두고 난임부부들이 '역차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의 청약물량이 신혼부부 특별공급 혹은 신혼희망타운으로 구성됐는데 청약 당첨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요인이 '자녀 수'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18일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으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1차 지구(인천 계양, 남양주 진접2, 성남 복정1, 의왕 청계, 위례) 4천333가구 모집에 9만3천798명이 몰려 평균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3기 신도시는 1차 지구에 이어 10월·11월·12월 3차례에 걸쳐 2만8천가구를 모집한다.
사전청약은 공공분양과 신혼희망타운으로 나뉜다. 공공분양은 다시 생애 최초 주택구입·다자녀·노부모 부양 가구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으로 나눠지는데, 일반공급은 전체 4천333가구 중 378가구에 불과하다. 결국 대부분의 물량이 신혼부부 특공·신혼희망타운인 셈이다.
신혼부부 특공과 신혼희망타운 성패를 가르는 건 바로 '자녀 수'다.
물량 대부분 신혼부부 특별공급·신혼희망타운 성패 가르는 셈
임신노력 불구 자녀없는 신혼 "점수 편차 커 확률 낮아 역차별"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자녀 수·무주택기간·거주기간·청약통장 납입 횟수 등에 대한 점수를 산입해 높은 점수 순으로 당첨을 결정한다. 24회의 청약통장 납입 횟수나 3년 이상의 무주택 기간 등은 늦어진 성혼연령을 고려하면 만점(3점)을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자녀 수는 3명 이상이 3점, 2명 2점, 1명 1점, 0명 0점으로 편차가 크다. 실제로 2018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의 기간 중 청약에 당첨된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10%가 채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결혼을 했지만 아이를 갖지 못한 난임부부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신청하기 위해 지난해 서울에서 안양으로 이주한 이모(41·혼인 4년 차)씨는 "시험관 시술까지 받을 정도로 임신에 노력을 다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우리가 원해서 아이를 가지지 않은 것도 아닌데, 청약 당첨 확률이 낮아지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가진 가정을 우대해야 하는 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사전청약과 같은 중요한 부동산 정책까지 다자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면 난임부부가 설 자리가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은 앞으로 자녀를 낳아 기른다는 전제 아래 양육 환경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히 청약도 자녀가 있는 가정을 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도 "난임부부 문제를 고려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