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일 전에 쓰레기를 모두 건져냈는데, 벌써 이만큼이나 쌓였네요."
지난 18일 낮 1시께 인천 계양구 귤현동 일대 굴포천을 찾아가 보니 커다란 '쓰레기 섬'이 눈앞에 펼쳐졌다. 귤현1교 인근에 나타난 쓰레기 섬은 그 크기가 어림잡아 반경 30m는 족히 넘어 보였다.
이 쓰레기 섬은 전날인 17일 인천과 경기 서북부 지역에 27.6㎜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한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가 차단막에 걸려 생긴 것이다. 스티로폼, 비닐봉지, 막걸리통, 음료수병 등 생활 쓰레기로 뒤덮인 쓰레기 섬은 굴포천 폭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컸다.
반경 30m… 하천 폭 3분의1 이상
제때 치우지 못하면 퀴퀴한 냄새도
이곳에서 만난 주민 전모(56)씨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여기서 산책을 하는데, 비가 오면 차단막에 걸리는 쓰레기가 많다"며 "쓰레기를 제때 치우지 못하면 보기에도 안 좋고, 퀴퀴한 냄새도 나 매우 불쾌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윤모(60)씨는 "장마철이나 태풍이 오는 날에는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쓰레기가 차단막에 쌓여 있다"며 "수시로 쓰레기를 거둬 가고 있지만, 떠내려오는 양이 너무 많아 차단막을 넘어서 하류로 흘러가는 쓰레기도 있다"고 전했다.
일주일만인 25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간 귤현1교에는 지난주보다 적은 양이었지만 쓰레기 섬은 그대로였다.
"너무 많아 차단막 넘어 하류로"
일주일후 양 줄었지만 '섬' 그대로
굴포천 물은 한강 지류를 따라 서해로 흘러간다. 굴포천의 골칫거리인 이 쓰레기들도 그렇게 서해로 떠내려간다.
굴포천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시로 쓰레기를 거둬들이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관계자는 "여름철 집중호우 기간에는 장비를 동원해 집중적으로 쓰레기를 건지고 있으나 쓰레기양이 많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하천에 쓰레기가 흘러내려 오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천살리기추진단 최계운 단장은 "쓰레기로 오염된 하천은 농업용수로 쓰이거나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어류에 영향을 끼쳐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곳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정부 정책을 확대하고, 시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