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박물관 등 문화계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시실에 걸려있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면서 문화를 좀 더 능동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도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전시·체험 콘텐츠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야외용 방탈출 게임 '수원화성의 비밀' 시리즈 3편까지 제작
'공룡이 나타났다-ARsaurus', 스마트폰을 통해 7종류 공룡 만나
전곡선사박물관, 아이스맨 '외찌'와 대화 하는 실감콘텐츠 준비
'수원화성의 비밀'을 체험하는 모습. /수원문화재단 제공
방탈출 게임을 실내에서만 한다는 고정관념은 버리자. 수원시가 지난해부터 잇따라 출시한 '수원화성의 비밀' 시리즈가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수원화성의 비밀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수원화성 일대를 돌아다니며 즐기는 야외용 방탈출 콘텐츠이다. 1탄 '사라진 의궤', 2탄 '정조이념록', 3탄 '마지막 임무'까지 각각 다른 스토리와 난도로 출시됐다.
매표소에서 미션지를 받고, 장안문, 화홍문, 화성행궁 등 곳곳을 돌면서 미션지와 앱을 활용해 암호를 얻으면서 미션을 수행한다. 문제를 풀어가는 재미와 역사 공부는 물론, 자연스럽게 수원화성 관광지도 둘러볼 수 있다.
경기상상캠퍼스에서도 이러한 야외용 방탈출 게임인 '빅게임, 숲속의 비밀'을 진행한다. 2003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버린 상상의 숲이라는 과거로 떠나는 내용으로, 한 시간 안에 경기상상캠퍼스 곳곳에 숨겨진 암호를 해독하고 다섯 가지 미션을 해결해 가는 게임이다. 소규모 인원으로 경기상상캠퍼스 숲과 건물, 시설물 구석구석을 투어하고 경험할 수 있다. 게임은 오는 28일부터 11월 6일까지 5회에 걸쳐 진행된다.
'공룡이 나타났다-ARsaurus'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제공 |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전시관람 방식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에서는 '공룡이 나타났다-ARsaurus'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을 통해 티라노사우르스, 트리케라톱스, 브라키오사우루스를 포함해 7종의 공룡을 볼 수 있는데 공룡의 생김새와 피부 질감까지 관찰할 수 있고, 사진을 찍거나 공룡 퀴즈도 풀 수 있다.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 공룡과 디지털 공룡의 만남으로 상상력과 흥미를 높인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도 증강현실을 이용한 전시가이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주요 소장품 35점을 선별해 작품에 대한 해설을 제공하는 것으로, 현재 1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웃어'의 출품작인 '존 케이지에 대한 경의: 테이프와 피아노를 위한 음악', '총체 피아노', '걸음을 위한 선' 등과 함께 상설전시 중인 'TV 정원'. 'TV 물고기', '메모라빌리아' 등을 만날 수 있다.
앱을 켜고 전시실의 해당 작품이나 AR 엽서, 소장품 검색을 통해 작품 이미지를 비추면 AR 동영상이 시작되고, 화면을 터치하면 작품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아이스맨 외찌를 만날 수 있는 전곡선사박물관 'INTERSCOPE' /전곡선사박물관 제공
아이스맨 '외찌'와 대화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관도 곧 만날 수 있다. 외찌는 기원전 5천300년 전 사람으로, 1991년 얼음 속 미라로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뼈와 근육의 발달 정도와 입었던 옷의 털을 분석해 외찌가 계절에 따라 이동하며 동물을 돌본 것을 알아냈고, 그가 화살에 맞아 죽은 사실도 밝혀냈다.
이러한 외찌는 전곡선사박물관의 복합문화공간인 'INTERSCOPE'에서 만날 수 있는데, 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에 선정돼 외찌 관련 실감콘텐츠를 제작해 왔다.
전시대는 투명디스플레이를 이용한 디지털 콘텐츠와 미라, 의복 등의 실감 나는 복제유물로 꾸며져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고화질 영상은 형태가 복원된 외찌가 집을 나서서 죽는 순간까지의 여정을 하나의 짧은 영화처럼 보여준다. 관람객이 궁금한 것을 질문하면 영상 속 외찌가 대답을 해주는 실감콘텐츠는 현재 보완작업을 진행 중이며, 9월 말쯤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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