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자 의원
박순자(국) 의정부시의원이 30일 열린 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있다. 2021.8.30 /의정부시의회 제공

의정부시가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한 천상병 시인의 생가 복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시의회에서 나왔다.

의정부시의회 박순자 의원은 30일 열린 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귀천'이라는 시로 유명하고 우리 인생을 '소풍'이라 표현한 순수시인 천상병의 생가가 원래 있던 장암동 수락산 자락이 아니라 충남 태안군 안면읍에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난 자료와 언론 보도를 찾아보니 시의 안일하고 소극적인 행정으로 천 시인의 고택이 철거 위기에 처했고, 지인이 사비를 들여 옮겼다고 한다"며 "천 시인의 생가가 고스란히 타 지역으로 이동할 때 우리 의정부시는 어디에 있었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정부시는 매년 4월 시인을 기리는 '천상병 예술제'를 열고 있는데 추모도 중요하지만 상징적으로 문화적 가치가 충분한 고택을 지키지 못한 천상병 예술제는 영혼 없는 반토막짜리 행사일 뿐"이라며 "천 시인이 생의 마지막 13년을 보낸 의정부 수락산 고택은 문화유산의 가치와 예술제의 밑바탕이 되고도 남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순자 의정부시의원 5분발언…
2004년 철거위기때 타지역 옮겨
자원 명소화·보존 대책 등 지적


박 의원은 그러면서 "천상병 생가의 원상복구가 어렵다면 대안으로 수락산 자락에 모형 고택이라도 세우길 요청한다"며 "역사와 문화 자원의 명소화 방향과 유명인의 인물보존 방향에 대한 방안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930년생인 천 시인은 1972년 결혼 후 의정부시 장암동에서 10여 년을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했다. 1993년 천 시인이 생을 마감한 뒤 그가 살던 고택은 인근 아파트 개발로 철거 위기에 처했고 이를 안타까워한 지인이 2004년께 천 시인의 고택을 충남 태안 자신의 사유지로 그대로 옮겨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