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평화정원 조성사업'을 시작한다. 이 사업은 인천도시공사(iH), 인천시교육청, (사)평화의숲 등과 함께 인천 강화도 일대에 '평화정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9월1일, 이들 기관·단체와 평화정원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착수했다. 평화정원 조성사업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생태 문화자원을 활용, 평화공간을 조성하여 남북 교류 환경을 개선하려는 사업이다.
첫 번째 평화정원은 천연기념물 제304호 은행나무가 있는 강화 볼음도에 조성된다. 이 나무는 수령이 800년 이상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높이는 24m, 둘레는 8.96m로 주민들은 마을을 지켜주는 보호수로 여겨왔다. 인천시를 비롯한 추진기관은 이 나무가 있는 서도면 볼음도리 산 186 일대 485㎡ 면적 부지에 사업비 7천만원을 투입해 은행나무가 가진 이야기와 주변 경관을 정비하여 이야기가 있는 평화생태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첫 사업 대상인 볼음도의 은행나무의 관련 설화도 평화정원 사업에 안성맞춤이다. 이 나무는 본래 황해남도 연안군에 있는 부부나무 중 하나였는데, 홍수로 떠내려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볼음도 은행나무는 수나무이고 그 짝인 암나무는 북한 연안군 호남리에 있는데 연안의 은행나무 역시 비슷한 수령으로 북한 천연기념물 165호로 지정됐다. 볼음도 주민들에 의하면 남북이 분단되기 전에는 양쪽 주민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아 음력 정월 그믐에 맞춰 각각 제를 지내왔는데 분단 이후 중단됐다고 한다.
문화재청이 '부부나무'로 알려진 인천 강화군 볼음도 은행나무와 북한 황해도 연안 은행나무의 사연을 매개로 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으니 성사된다면 70년간 중단됐던 두 마을 간의 교류도 재개되고 남북 지역교류의 전형이 될 수 있다. 제2호 평화정원은 교동도 폐교가 된 난정초등학교를 활용하여 평화교육 시설로 조성해나가는 사업이다. 이 사업도 해안 철책선으로 분단과 대결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교동도가 평화의 마중물 지역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웃 김포시에서도 과거 대북 선전 방송 등 분단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애기봉을 평화생태공원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의 '평화정원 사업' 시도가 성공을 거두어 곳곳에 남아 있는 냉전적 기념물이나 유산들을 평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사설] '평화정원 조성사업'의 성공을 기대한다
입력 2021-09-02 20:10
수정 2021-09-0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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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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