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지역 한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종사자들이 고용관련 권한이 없는 주민단체 입김에 의해 일자리를 잃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김포시와 A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헬스장 트레이너인 B(29)씨와 카페 바리스타 C(48)씨는 지난 7월 말 관리사무소로부터 계약만료 통보를 받고 8월31일부로 '3개월' 계약이 해지됐다.
B씨와 C씨는 관리사무소 채용공고와 관리사무소장의 면접심사를 거쳐 각각 지난 2017년과 2018년 입사, 수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과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감내하며 근무를 지속해왔으나 계약만료 통보서에는 사유가 명시되지 않았다.
이에 종사자들이 경위를 알아본 결과, 올해 초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센터 운영위원회에서 관리사무소에 재계약 불가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해당 단체는 커뮤니티센터 활성화를 돕는다는 취지로 결성된 봉사 성격의 단체여서 센터의 채용과 근무형태, 해고 등에 관여할 수 없었다.
봉사단체 운영委 요청에 계약만료
"명확한 민원 사유없어 억울" 호소
"근무태만 등 문제… 의견 전달한것"
종사자들은 "관리사무소 측이 '민원도 없었고 바꾸고 싶지 않은데 (운영)위원회에서 재계약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서를 받은 이상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운영위에서는 민원이 잦았다고 했다던데, 그 민원이 구체적으로 뭔지 아무도 모른다. 내용을 알아야 시정이라도 했을 것 아니냐"고 억울해 했다.
실제로 이들이 근무하던 기간 관리사무소에 민원이 정식으로 접수되거나 아파트 인터넷카페에 민원이 게시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운영위에서 카페의 우유 종류를 바꾸게 했다가 맛이 변했다는 불만글이 올라온 적은 있다고 이곳 주민들은 전했다.
A아파트 입주민은 "커뮤니티 운영위는 주민을 대표하는 의결기구가 아닐뿐더러 주민들은 운영위가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 없고 존재조차 모른다"고 지적했다.
B씨와 C씨는 "3개월, 6개월 단위로 계약이 이뤄져 늘 불안했음에도 주민분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자부심을 갖고 일했는데 기계부품처럼 쓰이다 버려진 것 같아 비참하다"며 "해고된 명확한 근거라도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운영위 관계자는 "계약이 만료된 것이고 서류상 하자는 전혀 없다"며 "근무태만과 불친절 등의 민원이 (재계약 불가의)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침 근무시간에 방에 들어가 잠을 자는 것도 확인해 직접 얘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사자들은 관리사무소 소속이라 우리가 함부로 자를 수는 없으니까 운영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공문으로 전달한 것뿐"이라며 "운영위는 결정권이 있는 단체가 아니고 봉사단체다"라고 덧붙였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