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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하부에 맥아더 장군과 부관들이 보트에서 내려 얕은 해변을 걸어서 상륙하는 부조가 설치되어있다. 사진으로도 남은 이 유명한 장면은 실제로 인천이 아닌 1944년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탈환 작전 모습이다. /경인일보DB
 

인천시가 중구 자유공원에 세워진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1880~1964) 장군 동상 하부에 설치된 부조 작품의 철거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맥아더와 부관들이 해변을 걸어서 상륙하는 장면을 표현한 이 부조는 그동안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의 장면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1944년 태평양전쟁 당시 필리핀 레이테섬 탈환 작전 때의 모습(2019년 12월16일자 1면 보도=[군사기지 80년 부평, 그 시작과 끝·(1)]영욕의 역사 뒤로한 채 '인천 떠나는 미군')으로 오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천시는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하부의 부조 작품에 대한 오류 수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1944년 태평양전쟁 모습 오류 지적
市, 수정안 마련 각계 의견 수렴중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은 1957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해 건립됐다. 동상과 부조 작품은 친일 작가로 꼽히는 김경승(1915~1992) 당시 홍익대 교수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자들을 시켜 만들었다는 증언도 있다. 만국공원이던 공원 이름이 자유공원으로 바뀐 것도 이때다.

맥아더 동상의 부조 작품은 맥아더가 1944년 필리핀 레이테섬을 상륙하는, 사진으로도 남은 유명한 장면을 본떴다. 인천 앞바다는 갯벌이라 부조 속 장면처럼 걸어서 상륙할 수 없는 여건이고, 실제로 맥아더는 인천상륙작전 이틀 뒤인 9월17일 보트를 타고 상륙했다.

작품의 오류가 알려진 후 인천시는 부조를 철거해 인천시립박물관 등에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보수 성향 단체에서 반대하고 있다. 작품을 현 위치에 그대로 둔 채 오류가 있는 내용을 안내판 등으로 설명하고 실제 인천상륙작전 사진을 함께 전시하는 방안은 진보 성향 단체에서 반대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3~4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면 공청회 등을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