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서구가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17일 오후 비대면 방식으로 '회복탄력 문화도시'를 선포한다. 서구가 지향하는 문화도시는 시민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회복탄력의 도시문화'다. 문화도시는 서구가 준비해온 100개의 문화충전소를 기반으로 한다. 문화충전소는 걸어서 15분 거리의 일상에서 문학·예술·환경·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회복탄력(Resilience)이란 삶의 시련 등 어려움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한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긍정의 힘으로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하는 제3차 법정문화도시지정사업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지역의 특징을 살려 그 지역만의 문화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사업이다.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국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질 높은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서구는 인천 인구 1위, 내륙 면적 1위, 재정 규모 1조원, 지방자치경쟁력 평가 전국 1위, 서로e음 발행액 1조원을 달성했다. 이러한 도약적 발전에 어울리는 문화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문화도시 사업은 4개 영역, 10개 세부사업으로 진행된다. 인재 자원 발굴·양성, 시민 거버넌스 구축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서구는 문화도시 관련 조례 제정과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세부사업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을 수정·보완해 나가는 등 적극적인 행정 지원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자연과 삶의 문화적 재생이다. '생태적 삶 시민조사단'을 중심으로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태문화 공감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현안 조사 탐구와 시민 인식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100년을 지켜온 나무 이야기, 일상에 마주치는 사람들의 숨어 있는 소중한 관계의 가치를 더 많은 이웃과 공감하는 프로젝트다.
지역 자원을 활용한 문화콘텐츠는 '지역문화자원활용실험단'이 맡는다. 가정·석남동, 심곡·연희동 일대의 주민과 함께하는 소통 프로젝트인 '원도심 문화재생 상생마을'이 운영될 예정이다. 전통시장과 인근 복합문화공간이 무대가 되어 지역의 향수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청년을 위한 예비문화사업'은 "선한 오지랖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발상에서 기획됐다. 공동체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청년 오지라퍼'가 함께 모여 동네의 고민을 직접 해결해보는 문화 프로그램이다. 동네를 탐구하고 문화 다양성을 느껴보는 '문화다양성기획학교'는 다양한 문화의 만남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일상 속 문화 다양성을 탐구하고 가치를 확산하자는 게 취지다.
'문화도시 원포럼'은 "서구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주민을 직접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듣는 주민 토론 마당이다.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문화도시를 발전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서구문화도시거버넌스'도 비슷한 맥락에서 기획됐다. '문화도시 원포럼'이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라면, 문화도시거버넌스는 같은 고민을 나누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나간다.
'서곶시민살롱'은 집 앞에서 즐기는 소셜 커뮤니티 활동이다. 서구 곳곳에 살아 숨 쉬는 작은 문화공간이 역할을 맡는다. 올해는 15개 공간이 참여했다. 노래 부르기, 영화 보기, 인형극, 네일아트 등 문화예술 체험과 참여자 및 공간 지기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스모스대화네트워크'는 문화적 도시재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유·무형의 공간이다. 가좌동에 있는 폐화학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한 '코스모40'이 중심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획자, 예술가, 다른 도시의 전문가들과 함께 문화적 도시재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구 미래 모습을 꿈꿔보는 해커톤도 진행된다.
서구는 문화도시 사업을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문화도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성계획 수립을 위한 수십 차례의 포럼과 공청회를 열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문화도시주민포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문화도시를 알리는 일에는 시민 홍보단 '회복알림人'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이 활용된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문화도시 선포는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 구민 여러분의 열정과 의지를 함께 약속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필요하다면 조례를 제정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자신에게 닥치는 역경과 어려움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을 뜻하는 회복탄력의 가치를 통해 '법정 문화도시' 선정을 이뤄내고, 55만 서구민이 일상 속 문화를 연결고리 삼아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