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가 이것밖에 없어요?"
지난 24일 오후 성남 판교지역의 한 파리바게뜨. 각종 빵과 케이크로 가득 차 있어야 할 진열대 곳곳이 비어있자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직원들도 진땀을 빼긴 마찬가지였다.
이미 1주일째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매일 사정은 조금씩 달랐지만 대체로 샌드위치는 6~7종류, 케이크는 20~30%가 덜 들어왔다. 그나마 점포에서 직접 만드는 샐러드빵과 에그·참치샐러드 등만 무난히 판매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곳 점주는 "오늘은 무슨 제품이 안 들어온다는 문자메시지를 본사로부터 받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매출이 15%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인근 지역의 파리바게뜨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아르바이트생은 "주문을 해도 늦게 들어오고 지금은 가게에 빵이 몇 종류 없다"고 말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김모(60)씨는 "며칠에 한 번 파리바게뜨에서 식빵을 사는데 파업 때문에 빵이 잘 안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헛걸음하기 싫어서 다른 빵집으로 갔다"고 했다.
도내 수도권 공급 핵심시설 소재
대체 인력 투입에도 차질 여전해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SPC '운송거부 파업' 여파는 경기도에도 예외가 없었다. 이달 초 호남샤니 광주공장에서 시작된 화물기사들의 파업이 지난 15일부터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SPC 사업장으로 확대되면서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고, 이는 고스란히 경기지역 파리바게뜨 '빵 대란'으로 이어졌다.
특히 경기도에는 SPC 계열사에 납품되는 빵 생지 제작을 총괄하는 평택 SPC 로지스틱스와 빵 완제품을 제조하는 성남 공장, 경기·서울지역 파리바게뜨 등에 제품 공급을 담당하는 남양주 SPC물류센터 등 수도권 지역 공급 핵심 시설들이 소재해있다.
생지와 완제품이 생산되는 평택·성남 공장에서 각 물류센터를 오가는 화물기사들만 80여명으로 추산되는데 화물연대 관계자에 따르면 기사 80여명 중 20명 안팎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고객 "헛걸음 싫어 다른 가게로"
"매출액 15% 줄어" 업주들 울상
이들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때 단순 계산하면 25%가량의 운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SPC 측이 대체 차량, 인력을 투입했지만 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빵 공급 차질 역시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인 만큼, 매출이 줄어든 가맹점주들의 한숨도 깊어진 상황이다. 지난 24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의 피해액은 개별 점주들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발생했다"며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강기정·이여진·조수현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