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회 전국체전] '코로나 검사기한 넘겨' 수원 태장고 女하키, 8강서 몰수패

수원 태장고 여자하키부가 제102회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태장고 제공

 

전국체전 여고부 하키에서 어이없는 몰수패가 나왔다. 규정 미준수가 경기 없이 토너먼트에 탈락한 가장 큰 요인이지만, 경상북도의 모호한 방역 규정 공지와 강팀에 대한 집중 트집 잡기가 팀에 '삼중고'로 작용해 어린 선수들을 울렸다.

도재영 감독이 이끄는 수원 태장고 여자하키팀은 지난 11일 오후 1시 대구 안심하키경기장에서 대전 대표 대전국제통상고 팀과 제102회 전국체육대회 하키 여고부 8강전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PCR(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 기한 문제로 몰수패 했다.

여고부 하키 2강으로 꼽히는 태장고는 16강에서 전남 대표 목포여고를 상대로 1피리어드부터 2점을 뽑아내며 4-0 승리를 장식하고 8강에 올라왔다. 여타 지역 대표팀보다 얇은 선수층이었지만, 11명 모두 정예 선수로 육성해 남고부 성남 성일고와 함께 금메달을 기대감을 부풀렸으나 8강에서 좌절됐다.



몰수패 사유는 '방역 매뉴얼 미준수로 인한 대회 출전금지 처분'이었다.

경인일보 취재 결과 태장고는 8강전 당일인 11일 오전 PCR 검사를 하고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경상북도가 공지한 2021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성공개최를 위한 코로나19 방역관리 매뉴얼 5쪽을 보면 최소 1일 전 PCR 검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고 괄호 안에 쓰여있다.

당일 오전 PCR해… 규정은 1일전
'매뉴얼 모호·고무줄 적용' 의견도

태장고 여자하키부의 PCR 검사 음성 판정이 규정상 시한이 지났다는 사실은 변명의 여지 없다. 7일 수원에서 PCR 검사를 한 뒤 경북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뉴얼 자체가 매우 모호하고 종목마다 '고무줄 적용'을 한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매뉴얼을 보면 대회참가 48시간 전 참가자 전원이 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경기장으로 이동 전 확인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거기다 11일과 14일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명확히 적시돼있다.

대전국제통상고의 문제 제기 끝에 결국 태장고는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경기 당일 오후 6시30분께 숙소에 대기하던 도중 몰수패 소식을 접했다.

경기도하키협회 관계자는 "4강 진출팀은 8강전을 치르고 난 뒤 검사를 하자는 대표자 회의를 하기도 했다는 전언이 있다"며 "태장고만 불이익을 당한 것은 아닌지 경기도체육회를 통해 이의 신청을 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모호한 방역 규정 공지가 태장고 여자하키부에 전국체전을 아쉬운 기억으로 남겼다. 다행스럽게도 여자하키부 3학년 2명이 전국체전 성적과 관계 없이 진학할 대학이 정해져 있다. 1~2학년 선수들이 생애 첫 전국체전을 설움 속에 끝마쳐야 했다는 점은 두고두고 회한으로 남는 대목이다.

도재영 태장고 여자하키부 감독은 "지도자들이 명확히 지침을 숙지하지 못해 선수들과 학부모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것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체전을 앞두고 9월부터 동고동락하며 준비했는데, 정말 아쉽다. 내년엔 이런 일 없도록 잘 지도하겠다"고 해명했다. 

/손성배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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