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소방본부의 한 간부가 근무시간에 부하 직원들에게 텃밭을 가꾸게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국무조정실 감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 소속 간부 A씨가 지난 13일 국무조정실 서울사무소에서 감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인천시 중구 영종도에 있는 119특수구조단 청사 인근에서 근무시간에 부하 직원들에게 텃밭을 가꾸게 하는 등 갑질과 막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19특수구조단 소속 일부 직원들은 올해 8월 배추·고추·상추 등이 심어진 텃밭에서 화재진압 장비인 소화전과 소방호스를 사용해 농작물에 물을 주는 등 농사일에 동원됐다. 이 텃밭은 구조단 산하 소방항공대 헬기 활주로 인근에 있으며 농작물 재배 금지 구역으로 알려졌다.
갑질 의혹 국무조정실 감찰 받아
'농작물 금지' 활주로 인근 위치
소화전·호스 사용 농작물에 물 대
노조 "은폐 정황도" 파면 등 촉구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이날 오후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씨를 즉각 파면하거나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A씨가 해당 부서로 옮기기 이전에도 갑질을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A씨가 국무조정실 감찰이 시작되자 부하 직원들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며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정용우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번 의혹 외에도 인천소방본부 내 갑질 의혹이 더 있다"면서 "전수조사를 통해 책임자를 모두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국무조정실 감찰이 끝나는 대로 자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