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서울은 0℃, 수원은 1℃를 각각 기록했다. 10월 중순에 최저기온 0℃는 1957년 10월18일 1℃를 기록한 이후 64년 만에 가장 낮은 기록이라고 한다. 수원 1℃ 역시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년기온(8.8℃)보다 7℃ 이상 내려간 수치다.
기상청은 '오늘날씨' 유튜브를 통해 가을이 되면 물러나야 할 아열대 고기압이 한반도에 머물다 북서쪽에서 형성된 영하 20℃에 달하는 차가운 고기압이 강하게 밀고 내려온 것이 추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강추위가 와서야 이상기후를 떠올리지만 사실은 물러났어야 할 더위가 머물렀던 때부터 '이상기후'였던 것이다. 아직 근본적인 원인은 설명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도가 1℃ 올라간 것과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기후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기후위기 대응의 첫 번째는 탄소배출 제로에 도달하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개도국조차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종료할 것을 권했다. 한국은 UN무역개발회의(UNCTAD)가 인정한 선진국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2050년이 되도록 석탄발전을 4천만t 하겠다고 한다. 이소영(의왕·과천) 의원의 지적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업발전'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원자재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경제의 '낡은' 논리가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상기후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제는 지구 온도 1℃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구를 병들게 한 낡은 논리가 여전히 정부 부처를 배회하고 있다는 데서 매우 실망했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