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남욱 변호사가 18일 귀국하면서 지난 2015년 수원지검이 벌인 관련 수사와 법원의 판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당시 수원지검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토건세력을 쳐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여당에서 나왔다.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금 1천7억원을 챙긴 남 변호사(천화동인 4호)는 사업 전반에 직접 관여해 와 정관계를 대상으로 한 로비 의혹·민간 사업자가 과도한 이익을 얻게 된 경위 등을 밝히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法, 증거 불충분 이유 '1·2심 무죄'
변호사 통한 현금화 50% 세금공제
남 변호사가 검찰 수사를 받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2015년 수원지검 수사망에 로비 활동이 포착돼 기소됐으나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이 열린 수원지법의 당시 판단은 남 변호사가 사업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현재 시점에서 결과론적으로 의문을 제기할 부분이 있다.
당시 수원지검은 남 변호사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로비 자금으로 8억3천만원을 민간 사업자로부터 받아 활동했다는 이유에서 변호사법 위반 및 범죄 수익 은닉죄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법원은 남 변호사가 전달받은 돈이 로비 자금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민간 사업자의 증언밖에 없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그런데 그 판단근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문을 가질만한 대목이 등장한다. 남 변호사는 수수한 8억3천만원 중 5억3천만원은 민간 사업자의 현금화 명목, 3억원은 변호사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간 사업자는 다른 용역업체를 통하면 훨씬 적은 세금을 부담하면서 현금화가 가능했는데 변호사를 통하면 50%를 세금 명목으로 공제해야 하기 때문에 남 변호사의 현금화 주장을 반박했다.
실제로 남 변호사는 민간 사업자로부터 5억원을 받고 민간 사업자에 돌려줄 때는 2억5천만원만 입금했다. 나머지 3천만원은 이 과정에 발생한 부가가치세라고 법정에서 소명했다.
법원은 남 변호사의 주장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민간 사업자가 PF대출금이었던 8억3천만원을 현금화할 때는 대출 승인 과정이 복잡한 반면, 변호사 비용 명목으로 자금을 융통하면 세금계산서만으로 가능해 고율의 세금 공제를 감안해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설명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변호사는 "로비하는 대가로 8억원을 받았다고 하면 말이 더 맞지, 애초부터 부동산개발업자에게 돌려주려고 현금화했다는 건 그림이 생소하다"고 말했고, 또 다른 변호사는 "법률 자문이라도 세무 신고가 의무이기 때문에 (로비자금인지를 밝히려면)수사 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는지가 관건이다. 확인을 안 했다면 수사를 제대로 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 용역업체 훨씬 적게 부담" 반박
국감 "정회계사에 확인 안해" 지적
더 큰 의문이 남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법원은 "(남 변호사가)거액을 지급받으면서까지 정치권에 대한 로비를 부탁받을 만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과 "(민간 사업자와 남 변호사를 연결한)정영학(천화동인 5호)에 대해서는 수사 단계에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무슨 명목으로 돈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무죄 사유로 꼽았다.
판결로부터 6년이 지나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이라는 정황이 드러난데다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정 회계사에 대한 조사 역시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당시 수사와 판결 모두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수원을) 의원 역시 "(2015년)정 회계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성남시청을 추가 압수 수색하고 직원들의 이메일 자료를 확보했다.
/신지영·이시은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