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딱산 그릴에 구운 돈마호크
수원 행궁동 '팔딱산' 그릴에 구운 돈마호크. 2021.10.31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수원 구도심을 살포시 안고 있는 팔달산은 'ㄹ'(리을) 받침이 두 글자 연달아 나와서 발음하기 어려워서인지, 물난리가 났을 때 꼭대기만 팔딱팔딱 뛰고 있어서였는지 팔딱산이라고 불렸다.

수원시 팔달구 장안동에 위치한 한 건물에는 지하로 깊이 판 계단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곳을 내려가면 팔딱산이 있다. 모던 한식과 한국 전통주 수십 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공간'이다.

팔딱산의 영업이사는 골든리트리버 아르다. 박승현 대표이사와 10년을 함께 한 반려견인 아르는 행궁동 수제 맥주 브루어리 신도시양조회의 마스코트였다. 팔딱산 개업과 함께 미등기임원이 됐으니 주인 잘 둔 덕에 팔달구에서 자타공인 가장 잘 나가는 견공이다. 10월31일 핼러윈 데이를 맞은 아르는 귀엽고도 무서운 목줄을 맸다.

 

팔딱산 메뉴판의 7할이 전통주다. 클립 파일에 끼워진 메뉴판 종이 12장 중에 7장이 증류주, 칵테일, 약주·청주, 탁주 등 한국 전통주 설명이다.

 

그릴에 구운 숙성 돈마호크 눈부터 호강

특선 메뉴는 그릴에 구운 돈마호크(2만9천500원)다. 돼지고기 뼈등심을 도끼 모양으로 직접 손질한 뒤 하루 꼬박 숙성해 그릴에 구워내는 '고기'다. 두부 구이(1만5천원)는 채식주의자(비건)를 위한 특선, 치즈감자전(1만6천원)은 금방 나온다.

치즈감자전 팔딱산
'팔딱산' 치즈감자전.

6대째 수원에 살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 박승현 수원행·신도시양조회·팔딱산 대표는 "전통주 양조장에서 직접 주조한 술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날이 가까이 다가왔다"며 "정조대왕이 수원을 신도시로 삼아서 발전시켰던 것처럼 청년들이 다 같이 정조가 돼서 수원을 혁신하고 살기 좋은 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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