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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남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인도주의(Humanitarian)가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발발, 기후위기 등 지구촌 안전을 위협하는 복합적인 인도주의 위기 상황이 국내외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적십자사의 역할과 의무에 고심하게 되는 요즘이다.

국외에서는 에티오피아가 중앙정부의 연방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은 사실상 국가 경제가 붕괴함에 따라 아동 매매혼 급증, 인구 절반의 식량난 등 인도주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미얀마는 군부쿠데타로 많은 시민의 희생이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북한도 코로나19 여파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각하다는 내용이 최근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에 포함되었을 만큼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는 국제적십자운동 기본원칙에 따라 차별 없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신속한 국제구호를 펼친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각국 적십자사가 긴밀히 협력하는 적십자 글로벌 네트워크는 아프가니스탄에 1천459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대한적십자사는 20억원 규모의 의료·주거·생계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미얀마에서는 응급처치소를 설치, 구호 및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들을 치료할 자원봉사자 교육도 진행한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19가 지속함에 따라 기부문화가 많이 위축되었다.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 위기가정 세대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 이후 기부금 모금 상황은 매년 하락세다. 2019년과 비교하였을 때 2020년 기부금은 약 16% 감소세를 보였고, 2020년과 비교하였을 때 현재 27%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 대면행사의 비대면 전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기부문화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취약계층 증가속 코로나 이후 기부금 줄어
적십자사 인천지사, 올해도 '함께 걷자' 등
다양한 행사 기획 시민들의 나눔참여 독려
내년에도 '안전' 기치로 소외이웃 보듬을 것


인천 관내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매년 다양한 시민참여 기획모금행사를 진행하여 시민들의 모금참여 기회를 마련해왔다. 취약계층 청소년과 개발도상국 청소년에게 학용품 세트를 제작해 보내는 '온 세계 청소년과 Together(두개 더)', 시민들의 나눔 걷기를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함께 걷자-인천페스타', 혹한기 취약계층을 위해 방한용품 패키지를 제작하는 '나눔션샤인'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시민들의 나눔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올해는 경인일보, 그리고 인천관광공사와 함께 기획한 '2021 함께 걷자, Red Walker'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가 개발한 인천e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진행하며, 참가자는 참가기부금 1만원을 기부하고 받은 캠페인 패키지로 나눔걷기 활동을 실시한다. 중구 개항장 거리를 배경으로 AR·VR 체험이 가능한 인천e지, 그리고 인천e지AR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더욱 다채로운 행사가 될 전망이다. 얼어붙은 나눔 문화에 훈풍을 가져올 수 있기를 고대한다.

2021년 인천적십자사는 '안전한 인천, 안전한 사회'를 기치로 매달 1천여 세대의 취약계층 가구에 심리지원·물품지원을 병행하는 '결연지원', 긴급한 위기상황에 놓인 세대를 위한 보호망 '위기가정 긴급지원' 등 평시 구호활동과 구호품 지원, 이재민 대피소 설치 등의 재난구호활동을 전개해왔다. '안전'은 매슬로우가 말한 인간의 욕구 중 하위 욕구로 생리적 욕구와 더불어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는 욕구이다. 안전하지 않은 상황은 생명을 위협한다. 2022년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변함없이 안전을 기치로 사람을 돌볼 것이다. 적십자의 근본인 인도주의 이념을 잃지 않고, 생명을 구하는 적십자가 모두가 안전한 인천을 만드는 발걸음에 많은 분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창남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