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인천 지역 미세먼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됐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점차 안정 단계로 접어들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인천으로 밀려오고 있다. 아직 대선 주자들은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을 공약으로 내놓진 않은 상황이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18일 공개한 '2020년 대기 질 평가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인천 지역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환경부 기준 '보통'(31~80㎍/㎥) 수준인 34㎍/㎥로, 전년보다 9㎍/㎥ 감소했다.
지난해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9㎍/㎥로 '보통'이고 전년보다 4㎍/㎥ 줄었다. 아황산가스(SO10)와 이산화질소(NO10) 농도 역시 감소하는 등 지난해에는 인천 지역 대기 질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온실가스는 세계적 추세와 같이 증가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동량과 사업장 배출량이 줄면서 대기 질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PM10 전년보다 9㎍/㎥ 감소
코로나 영향 이동량·공장 배출량↓
지난해 대기 질 개선은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 주장도 나온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중국의 공장 가동과 난방 등 경제 활동 영향이 크다. 최근 중국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전력난이 심해지자 석탄 수입을 늘리고 있기도 하다.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중국에서 난방을 시작하는 등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이 보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인천 지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4㎍/㎥로 환경부 기준 '나쁨'(36~75㎍/㎥) 상태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짙다. 중국과 가까운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미세먼지 수준을 살펴보면 중국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백령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73㎍/㎥이며, 한때 '매우 나쁨'(76㎍/㎥ 이상)을 웃도는 122㎍/㎥까지 치솟기도 했다.
초미세먼지 다시 17개 시도중 최고
겨울철 대선공약 여론 형성 가능성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대부분 중부 지역과 일부 영남 지역은 대기 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돼 농도가 다소 높다"며 "19일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유입돼 농도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권 주자들은 아직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구체적 공약을 내놓고 있진 않지만,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하는 겨울철 공약을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8~2019년에는 사흘간 춥고 나흘간 미세먼지가 극심하다는 뜻의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