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보건소 코로나 자가 격리용품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8일 인천시 부평구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19 자가 격리자들에게 지급될 건강관리세트를 준비하고 있다. 2021.12.8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인천시의 이른바 '인천형 방역'으로 격무에 시달리던 인천지역 보건소 직원들이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에 제대로 된 인력 보강 대책을 내놓으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인천의 한 보건소에서 감염병 대응 업무를 하는 A씨 등 같은 팀 직원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야간 시간까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역학조사 시간과 검사 건수도 그만큼 늘었다"고 토로했다.

'인천형 방역' 개선책 무용지물
다시 밤샘역학조사에 민원 증가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지역 하루 평균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지난 10월 초 1~2만 건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이달 들어서 하루 평균 2~3만 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인천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자 인천시가 임시선별진료소를 확충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서면서 보건소 직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질병관리청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비해 전국적으로 보건소 공무원(700명)과 기간제 인력(보건소당 최대 9명)을 늘리고, 역학조사 항목도 줄였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인천지역의 경우 한시적으로 충원된 기간제 인원으로 충분히 업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소 직원들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와 급증하는 민원 건수에 비하면 충원된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질병관리청이 탁상행정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충원된 인원으로 턱없이 부족
질병관리청의 탁상행정에 비판

인천시는 지난 9월 '인천형 방역'으로 장기간 격무에 시달리는 보건소 직원들이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자 선별진료소 운영시간을 단축하고, 역학조사 기간을 4일에서 2일로 줄이는 등 대책을 내놓았다. (10월 5일자 6면 보도=인천 선별진료소 운영시간 단축… 업무 과중 보건소 직원들 '반색')
 

이 같은 조처로 한숨을 돌렸던 보건소 직원들은 지난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밤샘 역학 조사를 하거나 하루 수백 건이 넘는 민원 전화를 처리하는 등 이전과 같은 고된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호소한다.

인천의 다른 보건소 직원인 B씨는 "보건소에 쏟아지는 민원을 받아보면 질병관리청에서 그런 말이 안 나올 것"이라고 푸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