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기상청은 8일 '2021년 수도권 가을철 기후분석 결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올 가을(9월~11월) 수도권 평균 기온은 14.8도로 2020년과 가을 평년값인 13.9도보다 0.9도가량 높았다. 역대 4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평균 최저기온은 10.6도로 역대 가장 높았다.
올 가을 전반기인 9월1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일 평균기온은 20.8도로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충했던 1973년 이래 역대 가장 높았다. 종전 기록은 20.4도였던 1998년이었다.
전반기 고온현상은 아열대고기압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열대고기압이 가을철에 접어들었음에도 우리나라 남쪽에 오래 머물면서 따뜻한 남풍류가 지속 유입돼 고온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가을철 전반(9월 1일~10월 15일) 고온 및 잦은 강수 원인 모식도. /수도권기상청 제공
이런 따뜻한 경향은 올 한해 내내 이어졌다. 이에 1월부터 11월까지 일 평균기온도 14.2도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위 내엔 2010년대 이후 7개년(2021년·1위, 2016년·2위, 2015년·3위, 2014년·4위, 2020년·5위, 2019년·6위, 2017년·9위)이나 포함돼 지구온난화 경향을 비춰주고 있다.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이상고온이 관측됐다. 지난 10월3일 강릉은 32.3도를 기록하면서 관측사상 가장 높은 10월 기온이 나타났다. 대구도 10월10일 31.8도를 기록하며 114년 만에 가장 높은 10월기온을 기록하게 됐다.
우리나라 주변 국가에서도 이상고온 현상이 나왔다. 일본 후지산 정상의 9월20일 일평균 기온은 10.3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8월4일 기록했던 최고기온 기록인 9.2도를 훨씬 웃돌았다.
역대급 따뜻했던 가을은 10월15일 7.6도나 떨어지며 반전을 보였다.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역대 가장 큰 차이로 기온이 떨어진 것이다.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영향은 10월 말까지 이어지며 수도권을 쌀쌀하게 했다.
이 같은 기온 변화는 고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수도권을 덥게 했던 아열대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 먼 곳으로 물러나면서 동시에 찬 대륙고기압이 북쪽에서 남하했다.
2021년 가을철(9~11월) 수도권 평균기온의 일변화 시계열. /수도권기상청 제공
이에 따라 서리와 첫 얼음도 빨리 관측됐다.
10월17일 서울에서 올해 첫얼음이 관측되면서 지난해보다 7일, 평년보다 17일 빨랐다.
10월18일엔 서울과 수원에서 서리가 시작되면서 지난해보다 6일, 평년보다 10일 빠르게 관측됐다.
우리나라 주변국에서도 이 시기 이상 저온이 나타났다. 베이징은 10월17일 영하2도를 기록하며 52년 만에 가장 낮은 10월 기온을 보였다. 11월6일부터 9일까지 내몽골지역엔 46시간 연속눈이 내리면서 누적 적설량 59㎝를 기록했다. 70년 만의 최대 폭설이었다. 이 눈으로 1명이 사망하는 등 1만5천명이 피해를 봤다.
올 가을 전반기엔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며 비가 잦았다. 강수일수도 16.7일로 평년의 11.3일보다 5.5일 많았다. 역대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에 따라 가을철 강수량도 265.7㎜로 나타나면서 평년(173.7~263.8㎜)보다 약간 많았다.
찬 공기의 영향도 빨리 받으면서 첫 눈도 빨리 내렸다.
10월 중순(10월 13일~10월 17일) 기온 급하강 원인 모식도. /수도권기상청 제공
서울과 수원은 11월10일 첫 눈이 관측됐다. 서울은 지난해보다 30일, 평년보다 10일 빠른 기록이다. 수원도 지난해보다 19일, 평년보다 11일 빨랐다. 인천에는 11월22일 첫 눈이 관측됐는데, 지난해보다 7일, 평년보다 1일 빠른 기록이다.
이는 11월 10일과 22~23일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함에 따른 결과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가을철은 10월 중반까지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이후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등 기후변동성이 뚜렷이 나타난 계절이었다"며 "겨울철에도 한파 특보, 영향예보 등과 같은 기상정보를 신속히 전달하는 수도권기상청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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