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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 '라과디아' 주상복합 개발사업이 지난 2007년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후 국방부의 토양 정화 작업까지 마쳤음에도 오염이 추가로 발견돼 개발 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진은 개발사업 중 토지오염이 추가로 발견된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 '라과디아'. 2021.12.20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우리의 영토지만 70년 넘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땅. 경기도 내 주한미군이 주둔했던 캠프는 '치외법권'의 울타리 속에 그간 범접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다.

반세기를 지나 우리 품으로 돌아온 지금, 여전히 '환경치외법권'이 작동하고 있다. 아무리 법을 개정해도 'SOFA 협정'에 가로막혀 반환을 위한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했으며, 반환 이후 돌출되는 오염 문제로 개발은 중단되기 일쑤다.

경기도 내 주한미군 캠프는 총 51개소. 이 중 반환 공여지는 25개소이며, 개발 등으로 활용이 가능한 공여지는 17개소이다. 경기도 미군 공여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해결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 편집자 주

의정부시에 있는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 '라과디아'에서 진행 중인 주상복합 개발사업이 공사 도중 발견된 토양오염으로 지난달 전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주택 413가구 분양을 목전에 둔 상황이었다. 오염 정화와 검증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개발 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07년 반환 이후 주한미군과 환경부, 국토교통부의 손을 거쳐 의정부시로 반환됐지만, 14년이 흐른 지금도 오염 문제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14년전 정부 '정화작업' 마쳤지만
주상복합 공사중 오염 추가 발견
장시간 노출시 인체유해 중금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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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개발사업 중 토지오염이 추가로 발견된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 '라과디아'. 2021.12.20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미군기지 캠프 라과디아가 있던 1만4천837㎡에 주상복합 등을 조성하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지난달 5일, 터파기 공사 도중 일부 토양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 물질이 발견돼 시에 신고했다. 환경부의 위해성 평가를 거쳐 2007년 미군으로부터 반환된 후 국방부의 토양 정화 작업까지 마쳤음에도 오염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신고 당시 토양에서 검출된 TPH(석유계총탄화수소)는 2천~3천㎎/㎏으로, 현재 환경부가 규정한 주택에 대한 오염 정화 기준 500㎎/㎏을 한참 넘어서는 수치다. 납과 아연, 불소 등 장시간 노출 시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중금속도 일부 검출돼 결국 시는 공사를 중단시켰다. 현재 해당 부지는 시의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개발사업은 지난 2014년 캠프 라과디아가 반환된지 7년 만에 이루어졌다.

정밀검사 등 6개월 이상 소요 예상
경기도내 활용 가능 공여지 17곳
이중 개발 중단되기도… 원인 돌아볼때


시는 해당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거쳐 상업, 주거 지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했다. 2016년 HDC현대산업개발이 국방부로부터 해당 공여지 부지를 구매, 지난 8월 시에 사업계획승인을 받으면서 본격 개발사업에 나섰고 400가구 이상이 거주할 지상 49층 규모의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오염 정화에만 최소 3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정밀 검사에 따라 오염 상태가 심각할 경우 정화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보건기술연구원도 정화부터 환경 재검증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며 일정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관련기사 3면(['환경 치외법권' 미군 공여지·(上)] 기약없이 멈춰선 '캠프 시어즈')

/김도란·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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