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화를 마친 경기도 내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 곳곳에서 토양오염 등이 발견돼 각종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는 상황(2021년 12월21일자 1면 보도=['환경 치외법권' 미군 공여지·(上)] 개발 연기된 '캠프 라과디아')이 동두천시의 반환 공여지인 '캠프 님블'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도의 산하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경기도일자리재단(이하 재단)이 캠프 님블 부지로 이전할 예정인데, 재단 측이 진행한 토양오염도 검사에서 일부 오염이 확인되며 정밀조사 규모와 정화방법 등을 두고 재단과 동두천시 간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2일 재단과 동두천시, 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 재단은 동두천시 상패동 일대 캠프 님블 부지로 이전지가 확정됐다. 이에 재단은 시로부터 이전지를 매입하기에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환경산업연구원을 통해 토양오염도 조사를 진행했다.
26개 지점·54개 시료를 채취·분석한 결과, 페놀이 3개 지점(5.85㎎/㎏, 기준 4㎎/㎏)·불소는 2개 지점(536㎎/㎏, 기준 400㎎/㎏)에서 기준치를 넘겼다. 연구원은 공사 전 토양 정밀조사를 바탕으로 정화공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부지 예정지인 동두천 '캠프 님블'
페놀 3개·불소 2개 지점 기준치 초과
시-재단, 평행선 갈등 착공 지연될 듯
2007년 반환된 캠프 님블 부지는 반환 이후 국방부가 2년에 걸쳐 90억여원을 투입, 정화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정화작업을 신뢰한 시는 해당 부지를 추가 조사 없이 매입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이전을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일부 토양오염이 발견됐고 시와 재단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재단은 이전지 전체에 대한 오염도·지하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시는 재단의 조사에서 오염이 발견된 부분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하겠다며 대립하고 있다.
도와 시, 재단, 전문가 등이 지난해 12월26일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부지 매입은 물론 당장 3월 예정된 착공일도 미뤄질 전망이다.
재단 관계자는 "시가 국방부로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할 당시 토양오염도 조사를 거쳐야 한다는 재단의 권고를 지켰다면 현재와 같은 갈등은 불필요했다"며 "재단은 토양오염 재조사와 그 결과를 보고 이전 문제를 도, 시와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동두천시 관계자는 "재단 조사에서 오염이 발견된 부분에 대한 정밀조사는 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국방부에서 정밀조사를 완료했는데, 전체 부지에 대한 정밀 조사 등은 예산 문제로 쉽지도 않은 데다 (재단의)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