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내달 27일까지 광주 닻 미술관서 'Frame-틀 없는 틀'

공간 확장이 던진 삶과 예술의 화두

틀 없는 틀
광주 닻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천대광 작가의 'Frame-틀 없는 틀' 전시 내부.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내가 만들고 싶은 모양은 내가 고안하기 이전에 이미 거기에 있었고, 내가 손에 든 재료의 탄성 안에 이미 들어 있었다. 나는 공간이 가르쳐 주는 대로 작업하고 재료가 인도하는 대로 못질한다." (천대광 작가)

규정되지 않은 틀이란 어떤 느낌일까. 광주 닻미술관에서 '틀'이 갖는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예술은 어떤 것에 고정돼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주를 꾀한다. 안과 밖을 넘나들고 비틀며 공간이 주는 감응에 집중하는 천대광 작가의 'Frame-틀 없는 틀'은 2000년대 초 작가가 주로 제작했던 '무계획적', '무목적적'인 공간탐구에서 나온 설치 작품이다.

천대광 작가의 공간 탐구 설치 작품
유려한 파도처럼, 모래 위 물결처럼


마치 스님들이 수행하듯 작업을 해나갔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전시공간을 보면 공감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천 작가는 미술관에 약 2주간 머물며 공간을 살펴보고 작품을 설치해 나갔다. 그러다 허물고, 고민하고 다시 작업하기를 반복했다.



전시 공간의 흐름과 재료의 탄성에 중점을 둔 장소 연관적인 작품. 즉, 목재의 굴곡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이 공간에서만 나오는 형태로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것이 천 작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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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닻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천대광 작가의 'Frame-틀 없는 틀' 전시 내부 모습.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나무로 하나하나 짜인 공간은 낯설면서도 아늑한 양면성을 띤다. 마치 유려한 모양으로 파도치듯, 또는 모래 위의 물결 자국처럼 흘러간다. 좁아지기도 하고 넓어지기도 하는 것이 작은 협곡을 떠올리게도 한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그림자도 시시각각 변화한다. 활처럼 휘어진 나무가 물고기떼처럼 천장을 헤엄쳤다.

단순히 걷기만 한다면 금방 끝나버리는 공간이지만 걷다가 잠시 멈추고 찬찬히 둘러보면 또 다른 세상에 들어와 있는 착각이 든다. 처음과 끝을 수차례 걷다 보니 여러 가지 상상이 모였다가 흩어졌다. 규정된 틀에 갇히지 않은 작가의 작품에서 관람객은 틀을 벗어난 사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목재 굴곡이 허락하는 범위 내 작업
틀 벗어난 무한한 사색의 영역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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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닻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천대광 작가의 'Frame-틀 없는 틀' 전시 내부 모습.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강민정 닻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틀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물리적인 장소와 공간의 이야기이자 심리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이를 확장해 나가며 삶과 예술을 어떻게 생각하나 질문을 던진다. 규정지을 수 없는 공간의 확장을 작품으로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가는 정해진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보다 관람객이 직접 와서 체험하고 느끼길 바랐다"고 전했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이 흐르는 공간, 'Frame-틀 없는 틀' 전시는 2월27일까지 광주 닻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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