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의정부시의회서 격돌… "이해 간다" 집행부에 힘 싣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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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의정부시의회 제31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2.1.21 /의정부시의회 제공
 

의정부시의회 일부 의원들과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사업을 두고 시정질문에서 격돌했다.


'기피시설을 들이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진 일부 시의원과 '경제 유발 효과가 확실한 공공시설의 유치'라는 안병용 시장의 주장이 엇갈렸는데, 이를 방청한 주민들은 대체로 "안 시장의 논리가 이해가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정부시의회는 21일 열린 제31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안지찬(민) 의원이 신청한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에 대한 시정질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안 시장을 향해 "지난해 12월 시민들을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서울시 등과 맺은 밀실협약으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아름다운 요충지인 장암동 일원을 서울시에 내주고 기피시설이고 경제 효과가 미미한 도봉면허시험장을 이전하려는 배경과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안 의원은 또 "이전 대가로 서울시 등으로부터 받기로 한 500억원의 상생발전지원금이 책정된 근거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직접 답변에 나선 안 시장은 "의정부시의 행정 최고 책임자이자 발전을 이끌 책임이 있는 시장으로서 이번 협약이 시 발전을 이끌고 시민에게 이익을 가져올 결정이며, 서울시와 노원구에 발전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지방자치사에 남을 최고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협약서의 주요 내용과 추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수도권 모든 시는그린벨트를 풀어 무엇이든 하고 싶지만, 총량제에 묶여있다"면서 "처음엔 의정부시 물량으로 사업을 추진하자고 해서 거절했고, 결국 국토부까지 나서 서울시 물량을 경기도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그렇다면 그린벨트인 현 상태 그대로 기약 없이 있는 것이 최선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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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의정부시의회 제31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안지찬(민) 의정부시의원이 도봉면허시험장 이전과 관련한 시정질문을 하고 있다. 2022.1.21 /의정부시의회 유튜브 캡쳐

안 시장은 상생발전지원금 500억원에 대해선 "근거를 대긴 어렵지만, 시의 입장을 대변한 치열한 협상의 결과임을 밝히겠다"면서 "500억원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며, 과거 어떤 사례에서도 이루지 못한 상당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서울시 등은 70억원을 제시했고, 의정부시의 안인 500억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서울시가 마지노선으로 밝혔던 350억원, 노원구가 150억원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결국 500억원이 결정됐는데, 노원구 입장에서 150억원은 수 년치의 가용재원 전체를 투입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안 시장은 "상생발전지원금의 사용은 차기 시장이 장암동 주민을 위해 쓰게 될 것이며, 이에 대해 우리 시가 손해를 본 일이 전혀 없다"면서 "민법 상 계약을 해지하면 통상 2배의 위약금이 발생하는데, 협약엔 오히려 해지 시 원금과 이자만 돌려주기로 했다. 서울시 등 입장에선 정당한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불리한 협약이라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
안병용 "상생발전 성공 모델"
방청객 "공공기관 유치 설득력"


보충질문에 나선 정선희(민) 의원과 임호석(국) 의원은 각각 협약 직후 협약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와 대선후보를 거론한 노원구청 축사내용에 관해 물었고, 안 시장은 "협약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진행됐으며, 체결 직후 내용이 공개됐다. 축사는 협약 체결까지 과정을 있는 그대로 설명한 의례적인 말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밖에 김현주(국) 의원은 의정부로 오기 전, 남양주시에서 면허시험장에 대한 반대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고, 안 시장은 광주광역시, 광양시, 천안시, 인천광역시 의 사례를 들며 "다른 지자체에선 유치하고 싶은 시설"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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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의정부시의회 제31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도봉면허시험장 이전과 관련한 안지찬(민) 의정부시의원의 시정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21 /의정부시의회 유튜브 캡쳐

한편, 안 시장은 시정질문 내내 반대 주장을 펼쳐온 시의원들을 향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협약식 전날까지 협상이 진행되는 등의 특수성으로 시민과 시의회에 사전에 정보를 공개하거나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던 정황이 있었다"며 "그런 연유로 오해와 견해를 달리하는 주장이 있을 수 있지만, 아예 사실을 왜곡하고 근거 없이 무책임한 의혹을 제기해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세력이 있어 어이가 없고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시 집행부는 시의회의 요청이 있으면 책임 있는 답변을 하고, 시장이 결과에 책임질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과정 없이 외부에서 성명을 내거나 SNS에 글을 올리고, 방송 인터뷰로 협약을 탄핵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시의회의 행보를 비판했다.

이날 박범서 의정부시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주민 대표와 시에서 활동하는 주요단체 관계자 등은 2시간 넘게 이어진 시정질문을 방청석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박 위원장은 "시민들은 그동안 자세한 정보를 알지 못한 채 반대하는 단체 등의 주장을 들어왔는데, 사정을 알고보니 시 집행부의 결정과 논리가 이해가 간다"며 "막연히 개발제한구역이 풀리기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을 유치해 지역 발전을 꾀하자는 시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느꼈다. 반대하는 분들이 그동안 대안도 없이 일방적인 주장을 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주민단체 관계자는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두고 많은 의혹과 의문이 있었는데, 속 시원하게 해소된 느낌"이라며 "시 행정에 대해 이해를 못하거나,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시정의 발목을 잡는데 도봉면허시험장 문제가 이용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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