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숙여 사과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YONHAP NO-197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정치혁신 구상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2.1.26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과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대선판을 달구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보도로 수세를 취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제 배우자 검증의 현미경을 이 후보에게 들이대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반면 민주당 이 후보는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하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3일 김씨 사태에 대해 '갑질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검찰에 해당 인사를 모조리 고발했다.

법률지원단은 이날 이 후보와 그의 부인 김씨, 그리고 김씨의 수행을 전담해온 것으로 알려진 전 경기도청 사무관 배소현씨와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수행비서였던 백종선씨, 경기도청 의무실 의사 등 5인을 직권남용 및 강요죄, 의료법위반죄, 국고등손실죄,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구체적으론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음식 배달, 자녀 퇴원, 집안일 등 김씨의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한 사건, 김씨의 개인적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건, 의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타인의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하게 하고 의약품을 대리 수령한 사건, 배씨와 백씨의 제보자 상대 증거인멸 시도 등이다. 중앙선대본부 청년본부 직속으로 '김혜경 황제 갑질 진상규명 센터'도 설치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경기도청 비서실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지자체 예산으로 집에서 소고기를 먹고, 제수용 음식 구입에도 썼다"며 "이런 형태로 도지사 살림을 살았다면, 나라 살림을 살 때는 어떻게 되겠나"고 맹비난했다. 


김기현 "지자체 예산으로 집에서 소고기 먹고 제수음식 구입" 비난
李 "감사 통해 진상 밝혀달라… 문제 드러나면 책임질것" 진화 총력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에선 이 후보가 직접 나서 고개를 숙였고, 송영길 대표는 이른바 '김건희씨 논란'을 끄집어내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이 후보는 이날 입장문에서 김씨 사태에 대해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의혹에 대해선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를 바란다"며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배우자인 김씨를 둘러싼 의전 논란이 다른 의혹으로 확산하자, 포괄적 사과와 법적 책임 의사를 밝힘으로써 사태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송 대표는 라디오방송에서 김씨의 '의전 논란'을 놓고 국민의힘이 검찰 수사를 요구한 데 대해 "검찰총장 부인이 현직 검사장을 상대로 완전히 거의 반말식으로 이렇게 '거기 갖다줘'라고 할 수 있느냐"며 "김건희씨 수사부터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의종·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