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대부분 '자율 주행' 기술을 표방합니다. 완전한 '자율' 주행이 아니더라도 일부 운전자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기능이 점차 발달하고 있고, 이를 자율 주행 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자율 주행은 말 그대로 '스스로' 운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자동차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항공기와 선박 등에 대해서도 자율 주행(또는 운항)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머지않은 미래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물류' 부문에도 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창고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로봇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류 부문은 다른 영역보다 자율 주행이 더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는 물류의 특성에 기인합니다.
2021년 '도심도로 자율협력주행 실도로 실증' 시민 체험 행사가 열렸다. 초등학생들이 탑승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경인일보 DB |
A. 많은 기업들이 자율 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율 주행의 장점이 크기 때문입니다. 자가용 승용차를 예로 들면 자율 주행 자동차에 타는 운전자는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는 피로함을 덜 뿐 아니라 그 시간에 다른 업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절약됩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연료 효율성 입니다. 급가속과 출발 등 운전자 습관에 따라 운행 효율의 편차가 큽니다.Q. 자율 주행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반면 자율 주행 자동차는 관련 제도·규정을 기반으로 최적의 효율을 위한 운행이 가능합니다. 급가속과 급출발을 줄이는 등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하고, 이는 연료 소비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A. 자율 주행의 범위를 넓게 보면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류는 단순히 설명하면 물건을 옮기는 것입니다. 물건은 창고 안에서 이동하기도 하고, 선박이나 항공기에 실려 국가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자율 주행 로봇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부문은 물류창고입니다. 일부 물류창고에서는 기존에 사람이 운전하는 지게차를 이용해 옮겼던 일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로봇이 대신하고 있습니다.Q. 물류 부문에서 자율 주행이 적용되고 있나요?
인천 서구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시스콘'은 물류센터에 활용되는 로봇을 개발·제조하는 기업입니다.
시스콘이 개발한 로봇은 'AMR(Autonomous Mobile Robots·자율 이동 로봇)'로 분류됩니다. 제조공장에서 활용하는 로봇 다수는 'AGV(Automated Guided Vehicle·무인 운반차)'입니다. AGV는 로봇이 이동할 수 있는 경로가 정해져 있고 설치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AMR은 이동에 제한이 없고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안전사고 발생 등 위험도도 적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시스콘은 2020년부터 국내 사업장에 AMR 기반의 로봇을 납품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스콘이 개발한 AMR의 핵심기술은 '알고리즘'입니다.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돌발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정확성도 중요합니다. 컨베이어벨트에 짐을 싣기 위해서는 정확한 위치로 이동해 기존 설비와 연결돼야 하는데, 시스콘은 오차를 1㎝까지 줄였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스콘에서 개발한 물류창고용 자율주행 로봇./ 시스콘 제공 |
A. 물류는 자율 주행이 적용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화물 운송 과정에서의 안전성 확보 입니다.Q. 물류 부문에서 자율 주행 기술이 도입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흔히 자율 주행은 '승용차'를 두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이 했던 운전을 인공지능이 대신 하는 것입니다. 이는 여러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은 운전자 뿐 아니라 보행자, 타 차량 운전자 등에게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물류 부문에서 자율주행은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 하지만 승용차보다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됐던 물류 창고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진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안전 사고의 위험은 줄이면서, 업무의 효율성은 높이는 방식입니다.
Q. 물류 창고 이외 분야에서 자율 주행은 적용되고 있나요?
A. 아직 본격화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트럭 운송에서 자율 주행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화물 운송 과정에서 트럭이 활용됩니다. 우리 나라를 예로 들면 수도권 지역의 화물이 부산항까지 트럭에 실려 운반됩니다. 5시간 안팎을 운전해서 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대부분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고속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라는 점에서 일반도로보다는 자율 주행이 적용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 고속도로 나들목부터 부산 고속도로 나들목까지만 자율 주행으로 운항하고, 나머지 시내 구간은 현재의 방식대로 운전사에게 맡기는 방식입니다. 자율 주행은 장기간 운전으로 인한 운전자의 피로감과 사고 위험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돌발 상황이 적기도 합니다. 최적의 패턴으로 운항할 수 있기 때문에 연료 효율성도 좋습니다.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화물차가 줄지어 있다. /경인일보DB |
Q. 트럭 자율주행이 실현된 사례가 있나요?
A. 지난해 미국에서 자율주행 트럭 시험운행이 이뤄졌습니다.
미국의 자율주행트럭 개발 업체 '투심플(TuSimple)'은 5월 초 자율주행 트럭으로 애리조나주의 노게일스에서 오클라호마주의 오클라호마시티까지 자율 주행 방식의 시범 운송을 진행했습니다. 총 운행 거리는 951마일(1천530㎞), 운행 시간은 14시간6분이었습니다. 전체 구간을 평균 시속 109㎞로 달렸습니다. 투심플은 평소 사람이 운전할 경우 24시간6분 걸리던 것이 10시간(42%)이나 단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사람이 운전했을 경우 필수인 휴식시간이 필요 없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탑승한 운전자가 운송의 시작구간과 최종구간에서는 직접 나서서 운전대를 잡고 화물 인수·인도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아직 상용화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트럭 운송 분야에서 자율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관련 제도가 정비돼야 하고, 기술적인 보완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보다 도로 환경이 복잡한 우리 나라에서는 상용화가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물류 부문에서 자율 주행은 효율성과 사고 위험성 감소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기술임에 틀림없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운영되고 있는 안내로봇 '에어스타'.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Q. 해운·항공 분야 자율 주행 기술은 어디까지 개발됐나요?
A.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자율운항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업무 추진계획에 이 내용이 담겼습니다. 해수부는 2025년 자율운항 선박 관련 시장 규모가 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선박 자율운항은 육로 교통수단보다 이동 과정에서 장애물이 더 적다는 점에서 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지난해 11월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비행 시연 행사'에서 멀티콥터형 2인승 기체인 독일의 볼로콥터가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공 분야에서는 일정 부문 자동 비행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자율 주행이 도입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객기 등은 특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율 주행과 비슷한 '자동비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으로 쓰이고 있으며, 널리 보급돼 있습니다. 다만 '무인 비행' 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항공기 특성상 사고가 났을 때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에어택시', '드론 택시' 등 소형항공기의 자율 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관련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제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공항에서는 일부 '자율주행' 기술이 도입돼 있습니다. 인천공항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안내로봇 '에어스타'가 자율 주행 기술의 일종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등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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