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 구도심 SNS타고 명소화… "일부 이익 챙기려는 사람 문제"

싸리재 '수십억 매물' 배경은

부동산 들썩이는 싸리재 관련2
인천 중구 경동 싸리재(개항로) 일대에 최근 수십억대 상가 매물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6일 오후 인천 싸리재 일대 전경. 2022.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경동 싸리재(개항로) 일대에 수십억대 상가 매물이 잇따라 등장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 가격에 실제 거래가 이뤄질지 지켜봐야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거래 가격과 주변 시세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싸리재'는 인천 중구 배다리사거리부터 경동사거리까지 600여m 구간의 경동 개항로 일대를 일컫는다. 주변에 싸리나무가 많아 '싸리재'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높은 곳' '맨 꼭대기'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수리'에서 변형된 이름이라는 주장도 있다.

개항기 '서구 문물의 전시장'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구도심으로 쇠퇴했다.

최근거래·주변시세 고려 '이례적'
오피스텔 등 잇단 '재개발' 추진중
"청사진 없으면 자본에 휘둘려…"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한 건 2010년대 후반이다.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상점들이 들어서고 각종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게 됐다. 과거와 미래가 한데 어우러진 공존의 도시 인천을 상징화하고 인천 고유의 브랜드 개발과 새로운 명소화, 지역 관광 발전 등에 기여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싸리재 주변에선 민간 재개발사업이 추진 중이다. 경동 96의 1 일원 4만1천970여㎡ 부지에 1천여 가구의 공동주택과 270여 실의 오피스텔을 짓는 게 주된 내용이다. 올 상반기 중 건축 심의 등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가 예고된 또 다른 재개발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22.jpg
인천 중구 경동 싸리재(개항로) 일대에 최근 수십억대 상가 매물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6일 오후 인천 싸리재 일대 전경. 2022.2.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역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과 노력에 따른 가치 상승, 재개발 호재 등 주변 상황은 싸리재에 수십억짜리 상가 매물이 등장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 공인중개사는 "건물로만 보면 수십억원이라는 가격이 다소 비싼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다른 주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싸리재 일대 한 상인은 "이번에 매물로 나온 건물 중 하나는 구입 가격보다 매우 비싼 가격에 내놓은 것으로 안다"며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등을 통해 건물 가치를 높인 후 비싼 가격에 판매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싸리재 활성화 분위기에 편승하려던 사람들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지역 인사들이 싸리재 거리 활성화를 위해 많이 노력했고, 이 덕분에 싸리재가 알려지고 가치가 향상됐다"면서도 "싸리재 활성화 분위기에 편승해 (추후 차익을 얻기 위한 투자 등)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사람이 문제"라고 했다.

장동민 청운대 건축학과 교수는 "특정 지역을 어떤 도시로 만들겠다는 나름의 청사진이 없으면 자본에 의해 휘둘릴 수 있다"며 "바람직한 지역 활성화와 지역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이현준·김성호기자 uplhj@kyeongin.com



경인일보 포토

이현준·김성호기자

uplhj@kyeongin.com

이현준·김성호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