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에 없던 아파트·오피스텔 등에 애꿎은 학생·학부모만 피해를 떠안게 된 사례는 수원 아이파크시티(2월8일자 7면 보도=HDC현대산업개발 '돈 찾는' 개발변경에… 곡반3초중 '학급 포화' 위기)뿐 아니라 1천800가구 규모의 오피스텔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도 마찬가지다.

수원특례시에 275억원 규모의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수천억원대 수익을 올리게 된 HDC현대산업개발에 이어 레이크시티 시행사인 (주)엠디엠플러스(MDM)에도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나 정작 입주민들은 코앞의 학교를 두고 왕복 8차선 대로 건너 초등학교로 자녀를 통학시켜야 할 판이다.

8일 수원교육지원청(이하 지원청)과 수원특례시 등에 따르면 영통구 원천동 605·605-1번지에 다음 달 1천800가구 규모로 입주 예정인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오피스텔) 거주 초등학생(160여명 예상)들은 500m 앞 매원초등학교 대신 왕복 8차선 중부대로를 건너 약 1.3㎞ 도보거리에 있는 원일초등학교로 등교할 예정이다.

분양 당시 시행사가 "매원초 등 도보통학 가능 '주거형 오피스텔'"이라고 광고한 것과 달리 코앞의 학교를 두고 원거리 등굣길에 나서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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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올 예정이었으나 경기도시공사의 부지 매각으로 오피스텔이 조성돼 다음 달 입주 예정인 '광교 더샵 레이크시티' 앞. 8일 오후 한 주민이 어린 자녀 손을 잡고 레이크시티 오피스텔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 2022.2.8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내달 입주 광교 레이크시티 초등생 왕복 8차선 대로 건너 등교할 판
계획없던 주거시설 탓 애꿎은 학생들 불편… 시행사, 안전확보 외면


이는 일반상업용지로서 당초 개발계획과 달리 오피스텔이 들어서면서 생긴 일이다.

광교신도시 조성부지 가운데 기존 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시설이 계획됐으나 수익성 등 문제에 8년째 빈 땅이던 C4블록 일부를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지난 2016년 엠디엠플러스에 매각했고, 이후 1천800가구 규모의 오피스텔이 건립돼 이달 중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계획에 없던 주거시설 탓에 학생배치 계획이 꼬이며 애꿎은 학생·학부모만 불편을 겪게 됐다. 레이크시티와 인접한 매원초는 한 차례 증축에도 불구하고 총 53개 학급이 가득 찬 상황이다 보니 지원청이 8차선 대로를 건너야 하는 원일초로 통학구역을 정했다.

레이크시티 건축 인허가가 진행되던 지난 2017년 지원청이 육교나 지하도 조성 등 통학로 안전 확보 의견을 냈으나 시행사는 '비용 문제'를 들며 결국 통학버스 지원, 횡단보도 안전시설 추가 등만 현재 수원특례시에 통학로 개선 방안으로 제출한 상태다.

2년 후 신설 예정된 권선지구 내 곡반3초중(가칭)의 학급 포화가 벌써 예고되는 수원 아이파크시티처럼 개발계획 변경에 따라 시행사만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반복되는 셈이다.

지원청 관계자는 "레이크시티 부지는 당초 백화점 등 상업시설로 계획됐기 때문에 학생 수요 예측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개발계획 변경으로 주거시설이 추가되는 경우는 사전 수요 예측이 어려워 통학구역 지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과거 입주자 모집 공고에 나간 대로 3개 학교 중 한 곳인 원일초로 지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