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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포츠 혁신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학습권 강화'가 되레 현장에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체육교육계 현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경기체육고등학교에서 한 학생 선수가 투포환을 하는 모습. 2021.10.3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19년 심석희(쇼트트랙), 신유용(유도) 선수 등의 체육계 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체육계 미투'를 계기로 마련된 정부의 '스포츠 혁신안'이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학습권 보장'으로 되레 학생 선수들의 운동 여건이 위축된다는 체육계의 반발 목소리에 대선주자들이 화답하면서다.

당시 성과만능주의에 가려진 체육계 구조적 폭력 고리가 수면 위에 오르자 정부도 책임의 화살을 피하기 어려웠다. 지난 2019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부랴부랴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꾸려 7차례에 걸쳐 스포츠 선수들의 인권 강화·학습권 보장·상시 합숙소 폐지 등의 권고안을 내놓았다.

스포츠혁신위의 권고안이 형식적 움직임에 그쳤다는 지적이 일찌감치 나오고 3년이 흐른 지금,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혁신안을 언급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혁신안 이후'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체육계에서는 "체육 현장의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며 여전히 반발하는 기류가 거세다. 


성적 치중 지양·인권보호 강화
생활체육 진흥은 '긍정적 평가'
주중대회 금지·최저학력 제한


혁신위 권고 이후 대표적인 변화는 선수 인권보호와 학습권 보장 취지에 따라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된 것이다. 성적과 메달에 치중한 정책과 분위기를 정당화한 '국위선양'이란 단어가 빠졌다. 그 자리를 '공정한 스포츠 정신으로 체육인 인권보호' 등의 문구가 대체했다.

선수 인권 침해와 체육계 비리를 조사하는 '스포츠윤리센터'도 설립됐다. 학교 중심의 '엘리트 체육인' 육성 시스템이 낳는 폐해를 예방하고자 생활체육 동호회를 통해 누구나, 어느 지역에서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클럽 진흥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런 변화들에 대해 체육계도 대체로 긍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체육계는 '학습권 보장'을 넓히려는 정부 당국의 정책 방향엔 크게 우려를 표한다. 정부가 학교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 방안으로 주중 대회를 막고, 최저학력제를 도입해 일정 수준의 학력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대회 출전을 제한할 수 있게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운동 여건 위축돼" 반발 여전
윤석열 "주중 참가 제한 폐지"
이재명 "출석인정 재검토" 공약


정부와 체육계가 맞서는 가운데, 최근 유력 대선 후보들이 혁신안을 두고 한 마디씩 거들면서 사안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학생 선수의 인권을 최대한 보호하고, 유능한 미래의 전문체육인을 양성하며 학생 선수 주중 대회 참가제한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스포츠 혁신위 권고안을 이어가되, 현장과 온도차가 큰 정책에 대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학생 선수들의 출석 인정, 결석허용 일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현실에 부합하는 정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인생이 걸린 경기는 주말에만 몰려… 선수도 지도자도 '부담 백배')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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