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아라뱃길 한강 유람선 운항을 위한 관계기관 간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시 반대로 운항이 중단된 2014년 7월 이후 7년여 만이다.
경인아라뱃길 한강 유람선 운항 재개 논의는 지난해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2의 한강 르네상스'(지천 르네상스) 공약으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 환경 이슈 휩싸였던 아라뱃길 유람선
오세훈 서울시장은 제33·34대 서울시장에 재임하던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했다. 서해와 한강을 잇는 아라뱃길 유람선 운항은 한강 르네상스를 현실화하기 위한 주요 사업 중 하나였다.
유람선은 2012년 취항해 인천 옹진군 덕적도와 경인아라뱃길, 서울 여의도를 오갔다. 당시 이 항로에 투입된 현대아일랜드(37t급·74인승)는 운항기간 평균 승선율 77%를 기록했다.
사실상 만석 상태로 운항될 정도로 탑승 수요가 많았다는 게 유람선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성수기 주말에는 2~3개월 기다려야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2012년 취항 평균 승선율 77% 인기
환경오염·안전상 문제로 운항 멈춰
서울시장이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서울시는 생태계 훼손과 환경오염, 안전상 문제 등을 근거로 유람선의 한강 통과를 반대했고 결국 2년여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유람선 운항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인천시와 서울시는 2016년부터 1년간 '한강 민관협의체'를 운영했으나 서울시와 한강시민위원회가 반대하면서 소득 없이 끝났다.
2019년 10월에는 인천시 선수단이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인아라뱃길 배편을 이용하기도 했다. 당시 송영길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경인아라뱃길~한강 구간 여객선 운항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더 이상 논의는 진전되지 않았다.
■ 제2의 한강 르네상스. 유람선 운항 재개 논의 급물살
제2의 한강 르네상스를 공약한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다시 취임하면서 유람선 운항 문제는 변곡점을 맞게 됐다. 서울시는 오 시장의 공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인천시 등과 협의에 나섰다. 또 유람선 운항에 필요한 선착장·매표소 등 시설물 정비 방안을 담은 자체 검토 보고서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파악하는 단계"라며 "우선 과거에 유람선 운항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현황을 중심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체검토 보고서 등 적극적
공론화위, 운수 축소·친수 공간 권고
인천시는 경인아라뱃길과 한강 구간 뱃길을 개통해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의 유람선 운항 사업은 현재 환경부가 아라뱃길 기능을 재정립하려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경인아라뱃길 공론화위원회는 지난해 아라뱃길 운수 기능을 축소하고, 문화·관광·친수 공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환경부는 이에 따른 세부계획을 수립하고자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유람선 운항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인천시와 서울시가 정기적으로 안건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업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경인아라뱃길 활성화는 인천뿐만 아니라 서울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바탕으로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서울시와 유람선 운항 재개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