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넘나드는 물류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발생합니다. 빠르다고 생각되는 직항 항공 노선이 오히려 선박과 항공기를 모두 이용하는 것보다 비싸고 느릴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항공기와 선박 모두를 활용해 운송 방식을 'SEA&AIR'라고 부릅니다.
인천과 중국 쓰다오를 잇는 한중카페리 화동 펄8호. / 경인일보DB |
Q. Sea&Air 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의 물류 운송 방식을 일컫나요.
A. 선박과 항공기를 모두 이용하는 물류 운송 방식을 통칭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박 운송에 이어 항공 노선을 연결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은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 있는 곳입니다. 이 때문에 Sea&Air 물류에 최적화된 곳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인천에서 대부분 Sea&Air 화물의 흐름은 '중국→인천항→인천공항→미국·유럽' 순입니다.
이는 한중카페리를 포함해 많은 중국 도시와 연결돼 있는 인천항의 특성과, 미국·유럽의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인천공항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물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미국이나 항공기를 운송하면 12시간 안팎이 걸립니다. 하지만 이 항공기를 타기 위해서 오랜 기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항공 노선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5일을 기다려 중국에서 항공기에 싣느니 선박을 활용해 인천공항까지 보내는 것이 오히려 빠릅니다. 중국에서 선박을 통해 인천항까지 보내고, 이를 인천공항까지 보내는 데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인천항국제여객부두에서 화물 적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뒤편으로 한중카페리 선박이 보인다. /경인일보DB
Q. Sea&Air 가 활성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해상·항공 네트워크 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지하철 이용이 많은 이유는 '정시성' 때문입니다. 지하철은 열차 간격이 일정하고, 운항 속도도 편차가 크지 않습니다. 반면 버스 등 도로를 이용하면 사고와 교통체증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물류에서 '속도'는 가장 중요하고, 이는 정시성과 연결됩니다. 인천공항이 지금과 같은 항공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반대로 중국 베이징 공항이 더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면 현재와 반대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한중카페리를 통해 중국으로 물건을 보내고, 이를 중국 공항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2021년 3월 코로나19 영햐응로 인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줄지어 있다. /경인일보 DB
Q. Sea&Air 화물은 인천공항과 인천항에서 하역 등의 과정을 각각 거쳐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화물 파손 위험이 있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
A. 네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중국→인천항→인천공항→미국·유럽' 순으로 화물을 운송한다고 했을 때,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처음에 트럭에 실리고, 트럭에서 내려진 뒤 중국 항만에서 배에 실립니다. 이 컨테이너는 다시 인천항에서 내려진 뒤 다른 트럭에 실립니다. 공항으로 옮긴 뒤 컨테이너를 해체해 항공기용 포장 박스에 담겨야 합니다. 여러 과정을 거치기도 하기 때문에 신선도 또는 충격에 약한 화물은 Sea&Air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물류에서는 속도와 비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방식을 선호하는 기업들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10월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활용한 트럭복합일관수송제도(RFS·Road Feeder Service) 시행을 위해 중국 웨이하이(威海)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천항만공사제공
또 중국과 한국은 이러한 번거로운 과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복합일관수송(Road Feeder Service)입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Sea&Air 뿐 아니라 한·중 물류가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중국 선박에 컨테이너 트레일러를 싣고, 이 트레일러가 인천항에서 내린 뒤 일정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인천항만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관세청 등이 제도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시행되면 항만에서 하역하는 과정을 줄이기 때문에 제품 훼손에 대한 위험이 줄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 시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더욱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25·끝] 인천은 '남북 교류 거점'의 최적지.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24] 물류 모세혈관 '화물차'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23] 에너지 공급·수요의 거점 '항만과 공항'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22] 항만물류 상징 '컨테이너 크레인'도 자동화가 대세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20] 자율주행에 가장 최적화된 분야 '물류'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19] 물류의 중요성 부각된 2021년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18] 탄소 배출 줄이는 '연안 해운 물류'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17] 화물도 FRESH한 게 좋다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16] 물류 서비스는 누가 맡는 게 좋을까
- [정운의 인천물류 톺아보기 #15] 컨테이너를 가득 채운 화물의 주인은 몇 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