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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에 위치한 캐스퍼 스튜디오의 모습. 2022.1.31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역시 중고차 시장에 잇따라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중고차 매매 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중고차 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중고차 판매업은 2019년까지는 중소기업·소상공인만 맡을 수 있는 생계형 적합업종이었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은 지정된 기간이 끝나자 재지정을 요구했지만 완성차 업계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기존 중고차 매매 업계에선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매매 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종사자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중고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미지정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도 연내 진출 나설 듯
중고차 업계 "대기업 진출 시 오히려 발전 저해"
중기부 사업 조정 심의가 남은 변수
이후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가 용인시에 중고차 판매 사업을 위한 자동차매매업 등록을 신청하고, 이달 초에는 중고차 판매 비전과 방향을 공개하자 기존 업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 그리고 결국 이날 대기업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의 길이 열린 것이다.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역시 연내에 중고차 시장 진출을 잇따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한국GM, 르노삼성, 쌍용도 중고차 시장 참여를 위해 준비 중으로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미지정될 경우 6개월 이내 시장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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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중고차 매매 업계에선 즉각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중고차 매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는 투명한 시장 조성을 위해 대기업이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자정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투명한 시장은 대기업 진입을 통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대기업 진출 시 독점 문제로 업계 발전이 저해될 것"이라고 반대했다.

올해 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소연합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판매에 대한 사업 조정을 요청한 만큼, 사업 조정 결론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의위 역시 이날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된다"며 "향후 중소기업 사업조정 심의회에서 이런 점을 고려해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부대의견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도 "사업 조정 심의 기간이 길게는 1년 정도 걸린다. 진출의 길이 열리긴 했지만 아직 진출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니 일단은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정·윤혜경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