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휘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23일 회의를 열고 '인천시 서해 5도 접경 수역 평화 조성 및 지원 조례안'을 심사하고 있다. 2022.3.23 /인천시의회 제공 |
서해 5도 접경 수역과 한강하구의 평화를 위한 인천시 조례 제정안이 인천시의회 상임위원회를 각각 통과했다. 인천시가 서해 5도 접경 수역과 한강하구의 평화를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서해 5도는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 등 북한의 도발로 '긴장의 바다'라는 인식이 있지만 4·27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 등을 통해 평화의 바다로 변모하고 있다.
한강하구는 한국전쟁 이후 민간의 접근이 제한돼 있다. 서해 5도와 한강하구의 평화 정착을 위해 국가는 물론 인천시도 노력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바람이 이들 조례안에 담겨 있다.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3일 회의에서 손민호 의원과 조성혜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인천시 서해 5도 접경 수역 평화 조성 및 지원 조례안', '인천시 한강하구 평화정착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들 조례안은 내달 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 분쟁의 바다를 평화수역으로
서해 5도 접경 수역 평화 조성 및 지원 조례안의 적용 범위는 옹진군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소연평도와 이들 섬 인근 바다를 포함한 서해 5도 접경 수역이다.
조례안은 인천시가 서해 5도 접경 수역의 평화 조성을 위한 포럼·세미나와 국제회의, 시민 대상 교육·홍보 등 행사, 자료수집과 실태조사 등 연구작업, 그밖에 서해 5도 접경 수역의 평화 조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인천시가 이러한 사업을 소속기관, 출연·출자기관, 민간단체 등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서해 5도 수역' 실태조사 등 추진
중앙정부·타지자체 협력도 가능
올 토론회 등 비용 5800만원 추산
또 조례안은 인천시가 서해 5도 접경 수역의 평화 조성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앙정부, 접경 지역을 담당하는 다른 지자체, 관련 기관·단체 등과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 남북교류협력담당관실은 조례가 시행될 경우 서해 5도 접경 지역 평화 콘퍼런스·토론회 등 행사를 비롯한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데 올해 5천8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분쟁의 바다로 인식되는 서해 5도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기 위한 '서해 5도 수역 평화 기본법' 제정 운동은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 민간 접근 통제된 한강하구에 평화를
한강하구는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부터 인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까지 67㎞ 구간을 일컫는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서는 한강하구를 중립수역으로 지정해 육지의 비무장지대와 달리 민간 선박의 항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70년 가까이 민간의 접근이 통제됐다. 1980년대 북측 동의를 얻어 이 수역에서 골재 채취가 이뤄지긴 했으나, 남북 갈등이 불거지면서 지속하지 못했다.
이 조례안은 한강하구의 이용을 촉진하고, 민간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는 등 평화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례안은 인천시가 한강하구 평화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한강하구' 민간선박의 항행 기틀
정책 연구·시민 실천 프로그램 등
공감대 형성… 중앙·기관 협력도
인천시는 평화 정착을 위해 관련 정책 연구와 사업 발굴, 시민 실천 프로그램 운영, 평화 정착 공감대 형성을 위한 행사, 중앙정부·지자체·관계기관과 협력 체계 구축 등도 추진할 수 있다.
조성혜 시의원은 "그동안 한강하구의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민간 중심으로 진행되긴 했으나, 지속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이 조례를 토대로 인천시가 선도적으로 한강하구에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운·박경호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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