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학터널이 4월부터 무료로 운영된다. 개통 20년 만으로, 인천 지역 3개 민자터널 중 무료로 전환하는 첫 사례다.
인천시는 문학터널 민간사업자와의 협약 기간이 이달 31일 종료돼 4월1일 0시부터 무료로 터널을 이용할 수 있다고 29일 밝혔다.
인천 문학산을 관통하는 문학터널은 길이 1.5㎞, 왕복 6차로로 조성돼 2002년 개통됐다. 민자로 조성된 이 터널은 공사비로 약 810억원이 투입됐다.
민간사업자는 인천시와 협약을 맺고 20년간 통행료를 받으며 관리해왔다. 인천시는 통행량이 예측치를 밑돌면 민간사업자에 최소운영수익을 보장하는 내용의 지원 방식(MRG)을 적용했는데, 예상통행량이 과다하게 설정돼 민간사업자 측에 지원되는 재정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자 인천시는 '비용 보전'(관리운영비-통행료 수입)으로 지원 방식을 바꿔 재정 지원 규모를 줄였다. 지난 20년간 문학터널 민간사업자에 지원된 재정은 총 1천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문학터널 무료화에 따라 독배로·경원대로 등 인접 주요 간선도로의 교통량이 분산돼 차량 흐름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원도심 지역 간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시는 5월부터 터널 톨게이트를 철거하고 녹지대와 쉼터 조성, 보행로 연결 등 터널 구조 개선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터널 관리동을 활용해 시민 편의시설도 확충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구조 개선사업이 마무리되면 보행·교통 환경이 개선돼 지역 주민들의 이용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터널 영업소 철거 등 구조 개선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이용자의 안전 운전을 당부한다"고 했다.
인천의 또 다른 민자터널 '원적산터널'과 '만월산터널'은 민간사업자와의 협약이 각각 2034년, 2035년 종료된다.
이들 터널도 비용 보전 방식으로 재정이 지원되고 있다. 지난해 원적산터널은 55억원, 만월산터널은 72억원이 투입됐다. 하이패스 설치 민원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데, 경제성 등의 이유로 설치는 불투명하다. 인천시는 이들 터널의 통행료가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