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면 어업이 직면한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점차 늙어가는 어촌사회, 과거와 달리 민물고기를 찾지 않는 소비자들. 게다가 수입 수산물은 무섭게 치고 올라와 판로 개척조차 쉽지 않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수산자원 감소'다. 고기가 나오지 않으니, 소득은 감소한다. 잡았다 하면 외래종이 절반이다. 이제는 음식점이 아닌, 낚시터가 주 판매처가 된 게 내수면 어업의 현실이다.
기자가 '왜 어민들이 내수면을 떠날까요?'라고 묻자, 어부들이 반문했다. 과거와 달리 자신들이 잡은 고기가 대부분 낚시터로 가는 것도 더는 소비자들이 찾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어부들의 설명이다.
해양수산부의 내수면 실태조사에서도 수산물 소비 저해요인으로 판매처 접근성 부족 59%, 음식점 수 부족 44.4% 등 대부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꼽고 있다.
어부들은 판매처를 찾지 못해 아우성인데, 그 와중에 수입 수산물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수출액 16억→8억 '규모상 큰 차이'
저가공세에 설자리 잃게 된 국내산
해양수산부 자료를 보면 2016년 내수면어업의 수산물 수입액은 2천347억원에서 2020년 2천513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수출액은 같은 기간 16억원에서 8억원으로 감소한 데다, 규모도 수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 그래픽 참조
더욱이 낮은 가격으로 쏟아지는 수입 수산물에 자연스레 '국내산'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이종상 평택호 내수면 어촌계장은 "자연산 뱀장어를 kg당 10만원에 중간 상인한테 팔면 소비자한테는 20만원 정도 떨어져. 근데 수입산은 kg당 5만원도 안 되게 소비자한테 팔리잖아. 누가 자연산 뱀장어를 먹겠어"라고 토로했다. 평택호 어부 김영수(67)씨도 가격 경쟁력에서 수입산에 밀려 양식장을 접게 됐다며 씁쓸해했다.
이승우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내수면 어업의 경우 소비시장이 지역적이고 상대적으로 작아 내수면 수산물의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 등 수입산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에서 밀려 내수면 어업 경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진단했다.
경기도 어업생산액은 10년 동안 정체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내수면 어업생산액은 1985년 110억3천500만원에서 1990년 37억5천400만원으로 감소했다가 2000년 144억4천300만원으로 다시 뛰었다. 이후 2010년 365억7천만원까지 늘었지만, 10년 후인 2020년에는 321억2천300만원으로 소폭 감소하며 정체된 양상이다.
특히 수산자원의 경우 전체 개체·어종 수가 감소한 반면 치어 등을 잡아먹는 외래종이 토착화하고 있다.
외래종 토착화에 어종 감소 추세도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가 5년마다 진행하는 도내 주요하천 연구자료를 보면, 2019년 남양호의 경우 5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해 개체 수가 4천630개에서 2천654개로 약 58% 줄었다. 2014년 당시 1천여마리 넘게 발견됐던 줄공치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청평호는 2013년과 2018년에 조사가 이뤄졌는데, 개체 수는 5만1천96개에서 7천419개로, 어종은 25종에서 23종으로 줄었다. 특히 5년 사이 한반도 고유종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3천여마리였던 각시붕어는 4마리, 줄납자루는 2만2천여마리에서 4천300여마리로 뚝 떨어졌다. 이 밖에 가시납지리, 돌마자, 몰개 등도 모습을 감췄다.
반면 생태계 교란 외래종인 블루길의 개체 수가 청평호 상·중·하류에서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 해양수산부도 외래종 수매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어부들은 이미 토착화한 상황이라서 잡아도 끝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