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인구 35만명을 내다보고 있는 파주 운정신도시에 고등학교 부족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도농 복합도시인 파주시는 신도시 등 도심지역 학교는 학생이 넘쳐도 농촌지역에는 학생이 부족한 탓에 '총량제 개념'으로 학교를 설립하다 보니 아직 신설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고등학교 설립은 학생을 예측해 학교를 짓는 것이 아니고 학교 부족 사태가 발생한 후 설립계획을 세우는 '사후조치개념'이라서 학교 부족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파주시 '총량제 개념' 학교 설립탓
부족 후 '사후조치'땐 불편 불보듯
11일 운정신도시연합회(이하 운정연)와 파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미 입주가 끝난 운정 1·2지구를 비롯해 내년 말 완공되는 3지구를 포함, 인구 35만명을 육박하는 운정신도시에는 현재 1·2지구에 4개 고교가 개교했고, 추가로 3지구에 3개 학교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추가로 3지구에 예정된 고교도 물향기·초롱꽃·해오름마을 등 신도시 서쪽에 편중되고, 별하람마을 등 동쪽에는 없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고교가 부족해 통학거리도 멀고 대중교통도 불편한 타 지역으로 진학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 김영덕(54)씨는 "파주시는 비평준화 지역으로 학교가 부족해 운정신도시 중학생의 절반 가량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신도시에 집을 두고 금촌, 문산 등 북파주지역이나 고양시 등 타 지역으로 진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이들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학교가 없다 보니 집을 팔고 이사까지 해야 하는 부모들은 얼마나 속이 타겠느냐"고 교육 당국을 비난했다.
3지구 별하람마을에 A1~A5블록 6천990세대, 유보지(留保地)에 아파트 1천700세대 및 점포겸용 단독주택 500세대, 업무복합용지에 예정된 오피스텔 등 1만세대 이상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인접한 1·2지구 가람마을 A1·A2블록 934세대, 오피스텔까지 포함하면 2년 내 고등학교 추가 신설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도시 서쪽 3곳불구 동쪽 '0' 지적
운정연 "유보지에 용지 확보해야"
운정연은 이에 따라 3지구 유보지에 고교 용지를 미리 확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3지구 입주 완료 후 학교 신설 필요성이 있어도 마땅한 부지가 없을 경우 설치 요구조차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승철 운정연 회장은 "고교 신설은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야돼 예정부지가 있더라도 학교가 세워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부지를 확보하고 있지 않는다면 추가 신설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파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고등학교 설립은 총량제 개념으로, 파주 전체로 볼 때는 현재 고등학교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학생이 순증가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학교 설립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3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첫 번째 고등학교 설립은 (학생 수가 급증해) 수월했지만 추가 설립은 운정 5학군이 가득 차서 부족한 상황이 발생해야 가능하고, (학생들이 늘어나는) 데이터가 명확하면 증축 등은 가능하지만 신규 설립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