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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0년 이후 수도권 감귤 재배가능지 예상지도. /농촌진흥청 제공

퇴촌 토마토는 광주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그런데 새로운 과일이 지역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감귤이다. 2018년부터 시가 감귤재배단지 조성 시범사업을 진행, 2020년 첫 수확의 기쁨을 안았다. 제주도도 아닌 경기도 광주시에서 감귤이 생산된다는 소식은 지역 주민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지금은 이색적인 뉴스지만, 2070년엔 감귤이 퇴촌 토마토의 오랜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반면 안성 신고배와 남양주 먹골배, 이천 장호원 복숭아, 화성 송산 포도 등 경기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과일들은 높아진 기온에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구온난화로 70년 후 기온 7도 상승
단감·감귤, 중부내륙·수도권 해안서 재배
안성 신고배·남양주 먹골배 대표과일 변동

13일 농촌진흥청은 '기후 변화에 대응한 주요 과수 작물의 재배지 변동 예측'을 통해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912년 이후 109년 동안 평균 기온이 1.6도 상승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SSP5)에 따르면 약 70년 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심할 경우 7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주요 과일의 재배지역을 바꾸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은 온도에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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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에서 지난 2020년 국내육성 신품종 감귤을 첫 수확했다. /광주시농업기술센터 제공

사과·배는 7도 이하에서 1천200~1천500시간 있어야 정상적 재배가 가능하다. 이를 감안하면 2070년대엔 강원도 일부 산간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성 신고배 등이 자취를 감출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화성 등에서 재배되는 포도도 일부 산간지역에서만 고품질 재배를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단감과 감귤은 점차 따뜻한 해안선을 따라 수도권 등 중부지역으로 재배 적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단감은 중부내륙 전역, 감귤은 수도권 해안 등에서 고품질 재배가 가능하게 된다. '경기도산 귤'이 전국화될 수 있는 것이다.

농진청은 예측 지도를 만들어 농민 등에 안내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역을 대표하는 과일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새 품종을 개발하는 데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지원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고온에 강한 사과나 따뜻한 겨울에 강한 배, 새로운 소득 작물이 될 아열대·열대 과수 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