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던가. 누가 골리앗이고 누가 다윗이었을까.
6월 1일 시행되는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고, 초선의 김은혜 의원이 도전장을 내자 당내에서는 "이거 재밌겠는데"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누가 승리할지 보다 '붐업'이 될 거 같다는 의견이 팽배했지요.
예상대로 여론의 관심을 끌었고, 중앙당에서도 다른 지역과 달리 3차례 방송 토론회 일정을 잡으면서 열기를 끌어 올렸습니다.
한 때 대선주자였던 엘리트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유 전의원과 커리어 우먼으로 여성 앵커 출신인 김 의원의 대결은 세인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습니다.
승패, 어디서 갈렸나… '당심'과 '민심'
누구를 '사석'으로 써야 하나.
결국 승리의 여신은 김 의원의 손을 잡아 주었고, 백전노장 유 전의원은 정치적 희생양이 됐습니다.
승패의 원인은 어디 있을까요.
김 의원은 성남 분당구에서 지역구를 가진 현역으로 지역 정체성도 가지고 있고, 이재명 저격수로 활약하면서 정권교체의 기여도가 컸던 반면, 유 전의원은 경기도와 무관한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치명적 결함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각을 세운 사이였지요.
지난 대선 과정을 다시 돌아보면 김 의원은 이재명을 끌어안고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면, 유 전의원은 '윤석열'과 맞선 데다, 박근혜 탄핵을 주도했다는 '반감'까지 드리워져 당내 경선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였다고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김 의원은 당심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이겼고, 민심에서는 유 전의원이 크게 이기긴 했으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이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지켜볼 대목이지요.
아무튼 김 의원의 승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민선 이후 초선 의원이 유력 정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적이 없는 데다, 기라성 같은 대선 주자를 꺾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는 것만으로도 세인의 관심사이지요.
더불어민주장에서 누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지 예측은 됩니다만,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아무튼 김 의원의 승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입니다.
민선 이후 초선 의원이 유력 정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적이 없는 데다, 기라성 같은 대선 주자를 꺾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는 것만으로도 세인의 관심사이지요.
더불어민주장에서 누가 최종 후보로 선출될지 예측은 됩니다만,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대장동 저격수' 되돌아 본 지선 출마설·대선 유세 동행
사실 김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은 대장동 저격수로 자임하기 전부터 지역 사회에서 솔솔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설마 초선이 무슨 경기도지사냐는 사람도 있었지만, 김 의원의 야망을 눈치채고 눈여겨 본 사람도 많았습니다.
경인일보는 일찌감치 그의 정치적 동선을 지켜보며 관심을 보았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6일 자 그에 대한 기사를 보면 첫 대장동 저격수 기사([국감인물] 국토위 국민의힘 '김은혜'… 대선주자·지도부 안내, 명절도 반납)가 나갔습니다. 당시 중앙당 대변인으로 활약할 때였는데 당시 추석 연휴도 사실상 반납한 채 당 지도부와 대권 주자들이 지역을 찾으면 현장 방문에 '길잡이' 역할을 했고, 그해 국감에서도 개인적으로 '기승 전 대장동'으로 유명세를 날렸습니다. 이재명을 견제하며 경기도를 접수하려 했을까.
그래서인지, 대선 때 그의 영향력이 더 돋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대선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은 그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경기지역 유세에서 가는 곳마다 지지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가 유세장에 동행할 때마다 셀프사진을 요구하거나 악수를 청하는 지지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든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지요.
그래서인지, 대선 때 그의 영향력이 더 돋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대선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은 그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경기지역 유세에서 가는 곳마다 지지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가 유세장에 동행할 때마다 셀프사진을 요구하거나 악수를 청하는 지지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든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지요.
당시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군에 이름이 올려져 있어 이번 대선이 그의 주가를 올리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평이 지역 정가에 불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지원 유세를 요구하는 지역이 늘었고, 이런 현상을 즐기듯 그 역시 신바람 연설을 하며 여론의 중심에 섰습니다.
정권교체 후 윤 당선인의 '입'인 대변인을 맡아, 매일 아침 9시만 되면 일일 브리핑을 하며 지명도를 더 높여 나갔는데, 이게 도지사 출마를 위한 시나리오인지는 '글쎄'입니다.
그러는 사이 유승민 전 의원이 여러 측근의 권유를 받으며 경기도 출마설이 나돌았고, 윤석열의 열성 측근들은 유의 '선제 타격'(?)에 조직적 대응으로 맞서면서 김 의원과 유 전의원의 물러설 수 없는 경쟁구도가 만들어 졌습니다.
네거티브는 없었지만, 각 캠프의 감정선을 넘는 신경전이 치열했습니다.
이번 경선 과정에 유 전의원은 '윤심'논란에 대한 언론의 보도에 대응하지 않았지만, 속으론 얼마나 부글부글 끓었을까. 이게 대체적인 관전평입니다.
그의 패인은 능력과 실력보다는 분명 조직적 거부감에 기인했다고 보입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심과 민심의 차이가 컸거든요.
여기서 유 전의원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유승민을 지지하는 손편지 한 대목을 인용해 볼까 합니다.
지지자로 보이는 한 인사는 SNS에 '이 바보같은 사람아'로 시작되는 글 몇 줄을 남겼더군요.
"원내대표씩이나 했으면 세력이나 키울 것이지, 뭐하러 대장한테 옳은 말 하다 팽이나 당했나" "탄핵에 찬성해도 그냥 아닌 척 뒷짐 지고 슬쩍 물러나 있을 것을 뭐하러 동료들 앞에 서서 그 욕이란 욕은 혼자 다 먹다시피 했나"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는 천안함 용사들 순국일에는 뭐 하려 한 번도 안 빼먹고 다 참석을 하고, 갔으면 생색이라도 좀 내지 그런 것도 못하고…"
유 전의원의 지근거리에 있는 한 인사도 유승민의 '명품' 정치의 한계가 이번 경선에서도 드러났다고 아쉬워 하더군요. 대중이 요구하는 물건을 내놓아도 팔릴지 모르는 데 '명품'으로 대중의 마음을 살 수 있을까. 한 때 정계 은퇴설도 있었지만 이번 경기도 경선에서 보여준 그의 능력과 실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지역 연고는 없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지역의 아픈 현안을 끌어내 정책화하는 판단력과 통찰력이 돋보였고, 끝까지 네거티브 없이 정책으로 승부 거는 모습을 좋게 보더군요.
이제 경선은 끝났습니다. 김 의원이 당선 소감에서 유 전의원에 대해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존경하는 선배님과 나란히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선배님의 공약을 경기도의 미래에 녹여내고, 선배님께 경륜과 지혜를 구하겠다"고 밝혔는데 경선 후 더 빛나는 마무리를 기대해 봅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