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회장)가 제100회 어린이날 기념, 가정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옥조근정훈장 수상이 확정된데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2.5.3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
아주대학교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회장)가 옥조근정훈장을 받는다. 아동 청소년의 보건의료복지 향상을 위해 38년간 매진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제100회 어린이날 정부포상을 수상하게 된 것.
배 교수는 "앞으로 맡은 사명을 더욱 잘해내라는 뜻에서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소 담담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훈장을 받기까지 그간의 노력이나 성과를 듣기 위한 인터뷰였지만, 어떠한 부연 설명 없이 앞으로의 계획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오히려 '배 교수 답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는 1983년부터 경북 문경, 경남 거제 등 아동시설과 장애인 시설 등을 다니며 소외된 이들을 도왔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공중보건의사협의회를 국내 최초 창설해 열악한 보건의료 수준과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정기적인 간담회를 열어 열악한 의료환경을 파악, 정부에 건의했다.
당시 주요 의제는 높은 결핵 사망률과 복지시설 생활자의 건강, 심각한 머릿니 감염 실태, 정기 학교검진에서의 의사의 역할 정립 문제, 보건지소의 기능 고도화 문제, 중앙정부 정책과 일선 현장 불일치 문제 등을 하나씩 풀어냈다. 지난 40여년 간 우리 삶의 질이 높아지는 데는 배 교수의 노력이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1983년부터 장애인시설 등 소외계층 의료사각 지원
공중보건의사협의회 최초 창설 보건의료 개선 공로
장애인건강증진연구소·치료센터 조성 등 미래 구상
이밖에도 잘못된 민간 산후조리 요법을 바로잡아 신생아를 지키고, 국내외 소외계층 아동청소년 의료복지 지원을 펼쳤다.
배 교수는 "게임 중독이나 소아 비만 등으로 요즘 아동들은 심신의 위기에 처했다"며 "심신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아동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했다.
또 여전히 국내 소외계층이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음에 가슴 아파했다. 그는 "제소자나 장애인, 치매 노인, 이주여성 등의 치아 상태만 봐도 의료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장애인건강증진연구소 및 치료센터 등을 조성해 사각을 줄여가야 한다"고 자신의 구상을 소개했다.
해외 의료봉사에 대한 철학과 의지도 확고했다. 배 교수는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이 비용과 속도, 질 모든 면에서 빠르게 성장해 50년 만에 세계 1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단순히 봉사를 넘어 저개발국가에 우수한 의료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IT 기업의 지원을 받아 메타버스 등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다면 저 비용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활동계획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배 교수는 "나는 직접 경험해봐야 하는 땅속 '지렁이 체질'"이라며 "앞으로도 몸으로 부딪히고 깨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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