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다 왔습니다."
쌀쌀함과 시원함의 경계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4월 마지막 주 오산천에 섰다. 경기 남부에서 활동하는 러닝 크루 '부스터' 팀원인 차송이씨의 응원을 들으며 나는 그야말로 '젖먹던 힘'을 짜냈다.
이날 달린 거리는 5㎞ 남짓. 누군가에게는 밤 마실 정도로 짧은 거리일 수 있겠지만, 아직 달리기 근육이 충분하지 않은 나에겐 다소 버거운 거리다.
야간에 보는 오산천의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2㎞k 정도 지나자 숨이 차오르는 탓에 경치를 만끽하는 여유를 부리기가 버거웠다.
근육 미완성 5㎞ 다소 버거워
"어깨펴고 정면 응시" 귓가에
기록 단체방 공유 자신감 '업'
지난달 처음으로 부스터와 함께했던 수원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 러닝 모임 때보다는 거리를 좀 더 늘려서 뛰겠노라고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한두 번의 달리기로 주행거리가 대폭 늘어날 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완주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차송이씨를 비롯한 부스터 동료들의 응원. 혼자 달렸다면 반환점을 지났을 때 포기했겠지만, 동료들의 독려가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당겨주는 듯했다.
특히 나도 모르게 시선이 떨어질 때마다 '어깨를 펴고 정면을 응시하라'는 조언이라든가, '발을 끌면 더 힘들어진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더 멀리, 더 빨리 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달리면서 만난 또 다른 러닝 크루의 응원도, 함께 뛰는 우리 러닝 크루의 응원도 기분을 한껏 고양시켰다.
어느덧 30분을 내달려왔을 때 눈앞에 출발지점이 보였고 '해냈다'는 뿌듯함이 몰려왔다. 부스터 팀원들은 하나의 절차처럼 그날의 러닝 기록을 단체 카톡방에 올려 참석하지 못한 멤버들과 공유했는데, 이런 모습이 성취감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
오산천을 달린 후 이제는 5㎞를 넘어 두 자릿수로 거리를 늘리는 것에 도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간 체중을 줄이겠다는 목표에 이끌렸다면, 이제 순수하게 운동을 즐기게 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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