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0시를 기해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지하에 자리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을 이양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첫 공식 업무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서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날 낮 12시 30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5층에 마련된 새 집무실에서였다.
'입주'를 환영하기 위해 청사 현관까지 마중 나온 대통령실 직원 200여 명은 큰 박수를 보냈다.
추경호·이종호 등 장관 7명 임명
김부겸 총리가 임명 제청권 행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 집무실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 상징인 봉황과 무궁화가 양각으로 새겨진 책상에 앉아 국회로 송부할 한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1호 결재'했다.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 7명을 공식 임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한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김용현 경호처장, 강인선 대변인이 선 채로 윤 대통령의 결재를 지켜봤다.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어 집무실 가운데 놓인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아 환담했다.
김 비서실장은 먼저 이날 날씨를 소재로 "하늘에 무지개까지 떠서 대한민국이 다 잘 될 거라고(들 했다)"고 전했다.
최 홍보수석도 "행사하시는 동안 무지개가 떠서 시민들이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런 적이 없었다"고 거들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정각 취임식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 용산 집무실로 향하면서 용산구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결재후 美·日·中 등 사절단 접견
저녁엔 신라호텔서 외빈 만찬도
첫 결재 후에는 미국 경축사절을 접견하고 일본·UAE 경축사절도 잇따라 접견하고 다시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경축 연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경축사절 접견에서 "더글라스 엠 호프 부통령 부군께서 축하 사절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해 주신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며 10여 일 뒤에 있을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주제로 양국의 협력을 다짐했다. 이어 중국 경축사절 접견과 처음으로 한·싱가포르 정상회담도 했다. 저녁에는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초청 만찬 행사를 하는 등 하루에 12건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