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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광주시 곤지암도자공원. 입구 왼편에 수십 개의 천막들이 빼곡히 자리했다. 아이들은 도자기를 만들거나 목공예 체험에 한창이었고 젊은 부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국화빵을 먹으며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빵이며 요거트, 고추장에 옷과 모자 등 다양한 물건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 직접 만들었다. 한번 드셔보시라"는 판매자의 권유에 시식을 해보니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다. 어느새 양손엔 이런저런 봉투가 들렸다.
2014년 양평 문호리에서 시작해 지금은 여러 지역에서 소비자들을 만나는 플리마켓 '문호리 리버마켓'이 곤지암도자공원에서 열렸다. 해당 마켓은 공산품이 아닌 판매자들이 손수 만든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특징으로 올해 9년차를 맞는 전국 최대 규모의 플리마켓이다.
지난 21~22일 이틀간 모두 65개 부스가 참여했다. 이곳을 찾은 소비자만도 하루 평균 4만명에 달한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획일적인 제품·서비스도 좋지만 판매자의 정성이 묻어있는 특별한 제품을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마치 소풍을 나오듯 이곳에 오는 것이다.
2014년부터 참여하고 있다는 한 판매자는 "그동안은 '제품을 어떻게 하면 잘 만들까'에 집중했는데 리버마켓에서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면서부터는 최신 트렌드도 익히고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힘든 점도 있지만 이점이 더 많아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4만명 찾는 '문호리 리버마켓'… 비대면 판매 창구도 개설
수원맘카페 주축 '나플나플'… 지역 소상공인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명성에 힘입어 지난 21일엔 온라인 플랫폼도 개설했다. 온라인 플랫폼은 KPR에서 총괄 운영한다.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리버마켓 개설이 차질을 빚자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의 요청에 비대면으로도 판매 창구를 만든 것이다. 작은 플리마켓이 입소문을 토대로 온라인까지 진출한 사례다.
각 지역 맘카페에서 주최하는 플리마켓들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일례로 수원맘카페가 여는 플리마켓 '나플나플'에선 회원들이 사용하던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은 물론 지역 소상공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리버마켓처럼 손수 만든 물건을 판매하는 이들도 동참한다. 젊은 여성들이 주 소비층인 만큼 나플나플이 열리는 장소 주변 상권에서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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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하나로마트 수원점 주차장에서 열린 나플나플에 가보니 구름떼 같은 인파가 몰렸다. 사이즈가 작아진 아기 옷이나 신발, 더이상 아이가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을 판매하는 젊은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를 겨냥해 개나 고양이 간식을 파는 이들도 있었다. 신발을 판매하는 부스 관계자는 "한 시간에 200켤레나 나갔다"며 신나했다.
수제과자를 샀다는 주부 김모(60)씨는 "하나로마트에 왔다가 들르게 됐다. 과자도 맛있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하나로마트 수원점은 나플나플을 계기로 지역 내 젊은 소비층이 마트에 유입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마트 관계자는 "나플나플을 계기로 소비층이 다변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기정·윤혜경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