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녀들 있는데 "살인자"… '입양아 학대 사망' 시위, 2차 가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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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입양 아동 학대 사건 2차 공판 당시 아동학대 사건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이 수원지법 앞에 길게 늘어선 모습. /경인일보DB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부모의 자택 인근에서 확성기를 틀고 시위를 벌인 시민들이 피고인의 친자녀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성 입양아동학대사건 피고인의 친자녀 4명이 일종의 '사회에 의한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성 사건' 피켓 들고 찾아와 소동
아이들 향해서도 험한 말 내뱉기도
"사회로부터 학대" 비판의 목소리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신숙희)는 지난 13일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받는 양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6월로 형량을 감경했다. 아동학대살해죄로 양부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한 원심은 유지했다. 현재 피고인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말 이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한 법관은 재판 내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피고인 측에서 제출한 선고 자료를 보더니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고개를 내젓던 법관은 양모에게 사진 속 상황에 관해 묻기도 했다.

발단은 결심 공판 전 피고인의 자택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였다. 지난 4월21일 화성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는 이름 모를 시민 여러 명이 피켓을 들고 찾아왔다. 이들은 피고인 부부에게 욕설을 내뱉는가 하면 피고인들 실명이 거론된 피켓을 치켜세우며 친자녀에게도 험한 말을 서슴지 않았다는 게 변호인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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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첨 후문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민영이 양부모의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근조 화환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변호인은 "시위 당일 친자녀들이 집에 있었고 '몇 동 몇 호 들어라' 라는 식으로 요란한 소리가 나자 양모가 아이들을 한 방으로 데려가 귀를 막고 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 확인 결과 이들이 시위를 벌였다는 장소는 피고인들의 자택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당시 목격자는 "하천변 도로에서 시민 5명이 찾아와 '살인자'라고 외쳤고 피켓에는 부부 이름이 떡하니 적혀있었다"며 "한 시간 정도 시위를 한 것 같다. 경찰도 출동했다"고 증언했다.

이를 두고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항소심 재판부는 결심 당일 재판을 방청하러 온 이들에게 당부했다. 재판장은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며 "피고인 아이들 네 명도 있다. 잘 생각하시어 어른으로서 책임감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에서도 시위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친자녀들에 대한 보호와 치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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