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33
사진은 7일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2022.6.7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정부와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지난 14일 안전운임제 연장에 대한 합의를 이뤘으나, 아직도 파업이 끝나지 않은 현장이 있다. 한 달 동안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운임 인상,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고 있는 수양물류 소속 화물연대 노동자 80여명이다.

20일 오전 11시께 찾은 이천시 부발읍 하이트진로 공장 앞 도로에는 현수막이 줄지어 늘어섰다. 현수막에는 '노예계약 폐지하라' '더 이상 못 참겠다. 하이트진로는 운송료 인상하라' 등 내용이 담겼다. 도로 한편에는 멈춰선 하이트진로 화물 차량이 차지하고 있었다. 일부 노동자들은 '용차(지입차량) 아저씨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내걸고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이천공장을 오가는 운수 노동자들에게 파업 동참을 요구하며 과적 차량을 단속하기도 했다. 노조 측 투쟁가는 긴장된 분위기마저 연출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80여명 시위
노조 "운임 인상·고용 승계" 요구
사측 "10년간 물가상승 수준 인상"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사항은 노동 환경 개선이 핵심이다. 노조에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수양물류 소속 노동자 1회 왕복 운임은 동종업계에 비해 20만원 가량 적은 수준이다. 예컨대 이천과 인천을 1회 왕복할 경우 운임(24t 기준)은 30만원인데, 타 업체는 40만5천원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타 업체는 빈 병을 회수해 돌아올 경우 8만7천700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는 운임, 공병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진수 화물연대 대전지역 하이트진로지부 부지부장은 "임금이 수년째 동결된 상황에서 기름값, 고속도로 통행료, 세차비까지 화물차주가 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하루 일하면 1만~1만5천원 남는 수준"이라며 "적어도 동종업계 운임에 맞춰달라는 게 노조 측 입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사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운임은 10년간 물가상승분 수준으로 인상했고 유가 및 물가연동제를 적용했다"며 "임금 동결은 일방적 주장으로 차량 세차비, 식비 지원 등 복지 차원의 일회성 지원도 이뤄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노사 간 입장 차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하도급법상 원청인 하이트진로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저희도 피해를 보고 있는 꼴"이라며 "비공식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고는 있으나 양측 입장 차로 진전된 바는 없는 상황이다. 수양물류 노동자 중 70%는 정상 근무 중이고 새로 계약한 물류사도 이들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한 점에 미뤄볼 때 노동 조건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