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인천에서 열리는 인기 가수 싸이의 '흠뻑쇼'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의 사정을 고려해 다량의 물을 소비하는 방식의 공연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가뭄에 물을 낭비한다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공연을 찬성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흠뻑쇼는 예매 시작 후 삽시간에 표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 있는 공연이다. 다음 달 9일부터 인천(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을 시작으로 서울, 강릉, 대구, 부산, 여수, 수원 등 7개 도시에서 잇따라 열린다.
이 공연은 살수차 등을 이용해 관객들에게 '식수'를 뿌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소비되는 물은 1회당 300t 정도로 추산된다.
살수차로 식수 300t 뿌리는 무대
"청주시도 취소" 시민들 글 올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1개월(5월20일~6월21일)간 인천지역 누적강수량은 31.4㎜로 평년(76.1㎜)의 41.3% 수준에 그쳤다. 최근 극심한 가뭄에 시름이 깊었던 강화도 등 인천지역 농민들은 그나마 23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로 위안을 삼고 있다.
흠뻑쇼 공연장을 대관한 인천시설관리공단에는 공연 취소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한 시민은 "다량의 물을 소비하는 흠뻑쇼는 시기상 적절하지 않다"며 "청주시는 공연을 취소했다.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인천시도 공연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인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에 남겼다. 이날 현재 이런 글이 현재 150여개나 올라와 있다.
한편으로 찬성 여론도 적지 않아
대관 인천시설관리공단 측 "강행"
이와 반대로 흠뻑쇼 공연을 찬성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자체에서 미관용으로 사용하는 물부터 줄여라', '농업용수와 식수는 용도가 달라 가뭄과 무관하다' 등 누리꾼들이 올린 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인천에서 열릴 흠뻑쇼 공연을 예매했다는 김태수(26·인천 부평구)씨는 "공연에 사용되는 물이 가뭄 해소에 도움을 줄 만큼 많은 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매년 열렸던 이 공연이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열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공연이 꼭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흠뻑쇼 개최 찬반 논란과 관련해 인천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미 5월 초 대관이 확정된 공연이라 취소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장마가 시작된 만큼 관련 민원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흠뻑쇼 주최 측은 "(가뭄 등의 사유로) 공연이 취소되거나 변동될 일은 없다. 안전하게 공연이 열릴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지침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