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소설 '철도원 삼대' 속 고된 노동자 흔적들 '철거 위기'

'철도의 날' 맞아 근대문화유산 보존 목소리

철도의날 철도 노동자 사택 르포 관련
'철도의 날'인 28일 오후 인천시 동구 화수동의 다세대주택 사이로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인 철도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사택이 위치해 있다. 2022.6.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철도 노동자들의 흔적 일부라도
보존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28일 오전 8시께 찾아간 인천 동구 화수동에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인 철도 노동자들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좁은 골목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낡은 사택들이다.


1937년 철도 용품 제조·수리를 담당하는 '공작창(工作廠)'이 화수동에 설립되면서 조선인 노동자들이 이 일대로 대거 모여들었다.

역사학계는 이보다 앞선 1920년대부터 군수업 등에 종사하던 조선인 노동자들이 이 사택에서 기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 동구 화수동 낡은 사택 다수
1937년 공작창 설립되며 모여들어

이날은 법정기념일 '철도의 날'(6월28일)이다. 애초 철도의 날은 일제강점기에 지정된 9월18일이었는데, 2018년 정부가 조선 최초의 철도부서(철도국) 창설일인 6월28일로 변경했다.

인천 근·현대사를 연구하는 인천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장회숙 대표는 "조선인 철도 노동자들이 열차와 그 부속품을 만드는 데 동원돼 착취를 당한 사료나 생존자들의 증언이 있다"며 "노동자들은 사택이 밀집한 화수동을 거점으로 일제에 저항해 항일·노동운동을 펼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화수동은 해방 이후에는 인천지역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 근거지로 활용되기도 해 노동사 연구를 위한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철도 노동자들의 연구 사료로 활용될 수 있는 이 사택들은 조만간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다. 이 일대가 지난해 6월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한 화수·화평지구 재개발 추진 구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 철도 노동자를 비롯한 근·현대 노동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건축물 보존이 꼭 필요하다"며 "전부가 어렵다면 일부라도 보존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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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의 날'인 28일 오후 인천시 동구 화수동의 다세대주택 사이로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인 철도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사택이 위치해 있다. 2022.6.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항일·노동운동 등 역사적 가치 높아
재개발 구역 포함돼… 보존 목소리

 

이 일대는 황석영 작가 소설 '철도원 삼대'(2020년)의 주인공 이이철이 철도 공작창 견습공으로 일하다 인천으로 와서 사회주의 노동운동을 펼치는 주 무대로 등장하기도 한다. 철도원 삼대는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21세기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다룬 책이다.

황석영 작가는 이날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근대문화유산에는 식민지 시대 건축물이 포함된다. 이것 또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역사"라며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모든 건물을 보존할 수는 없겠지만, 일부 문화유산이라도 확실히 보존해 그 가치를 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천은 이른 산업화로 인해 1930년대 가장 많은 항일·노동운동이 일어난 곳이다. 이를 기록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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