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면 다음달부터 도내 일부 지역에서 햅쌀이 수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고가 여전한 데다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쌀농가는 물론 지역농협, RPC 등 도내 곳곳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쌀 소비 촉진에 다방면으로 매진하고 있지만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3일 경기지역 각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에 따르면 정부의 잇따른 쌀시장 격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재고 문제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특히 올해는 추석(9월10일)이 이른 만큼 다음 달이면 햅쌀을 수확해야 하지만, RPC 대부분이 지난해 쌀을 처리하지 못해 재고 물량이 가득 쌓인 상태다.
40㎏ 수매가, 1년새 7만→5만원
들일 공간 없고 헐값 판매도 한계
농협, 소비 촉진 다방면 힘 기울여
햅쌀을 수확해도 들일 공간이 부족해 헐값 판매라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RPC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사정이 이렇자 RPC들은 최악의 적자 상황을 마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경기도내 농협의 쌀 수매가는 40㎏ 기준 대체로 7만원대에 형성됐지만, 현재 5만원대 정도로 가격이 주저앉았다. 지역 농가들로부터 쌀을 사들여 이를 판매해야 하는 RPC로선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는 고스란히 RPC의 적자로 누적되고 있다.
한 RPC 관계자는 "손해를 조금 감수하고 팔려고 해도 가격이 내일이 되면 또 떨어지니 영 팔리지도 않는다"며 "적자가 어디는 더 많고, 어디는 그나마 적다는 점만 다를 뿐 최악의 적자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쌀 수매가가 비싼 편이라 다른 지역보다 사정이 더 심각하다. 수십억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하는 RPC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쌀 소비 촉진에 다방면으로 총력을 쏟고 있다. 13일에는 kt스포츠와 함께 경기미 1t을 구매해 지역 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경기米 행복나누米' 행사를 진행했다. 또 업무협약을 통해 농협몰·라이블리에서 농·축 특산물을 구매할 경우 할인해주는 쿠폰을 kt위즈파크 이용객들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이벤트 등을 실시키로 했다.
이에 앞서 kt스포츠는 지역 내 독거노인 등을 위해 대한노인회 팔달구지회에도 경기미 1t을 전달했다.
김길수 농협 경기지역본부장은 "수확기가 다가오면서 쌀 생산 농가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 쌀 나눔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한편, 벼 농가들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