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인상기에 수원 매교역 일대 아파트 분양권 매물이 입주를 코앞에 두고 속속 쌓이고 있다. 소위 '피(프리미엄·웃돈)'를 많이 뺀, 급매물마저 등장하는 추세다.
17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교역 푸르지오 SK뷰'와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아파트 분양권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기준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138건,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은 76건의 매매 매물이 온라인상에 등장했다.
매교역 푸르지오·힐스테이트 등
프리미엄 많이 뺀 급매마저 등장
매교역 푸르지오 SK뷰는 팔달8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된 아파트로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52개동에 3천603가구 규모인데 전체 가구의 4%가량이 입주 전 매물로 나온 셈이다. 소형, 중소형 가리지 않고 다양한 면적의 매물이 등장한 상황이다. '국민 면적'으로 불리는 전용 84㎡는 9억7천만~12억3천만원에 분양권이 나왔다.
이 중에선 최초 호가보다 1억원 이상을 낮춘 매물마저 눈에 띄었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전용 84㎡ 분양권이 11억2천480만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달 중 사전점검을 실시하고 다음 달 입주를 앞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또한 분양권 매물이 쌓이는 모습이다. 팔달6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된 해당 단지는 총 2천586가구 규모인데, 현재 76가구가 집을 내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 내 전용 84㎡ 분양권의 가장 최근 거래는 지난해 10월, 9억8천894만원(7층)이다. 지금 같은 면적의 분양권 호가는 최소 8억8천600만원이다.
최초 호가보다 1억 이상 낮추기도
중개사 "전세 거래도 안되는 현실"
이처럼 입주를 앞둔 단지 분양권이 직전 실거래가나 최고가보다 인하된 가격으로 쏟아지는 데는 금리 인상이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p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집단대출 금리가 오를 것이란 우려가 꾸준하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한달 새 0.4%p가 오른 가운데 이번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은 다음 달 발표될 7월 코픽스에 반영된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출 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여당이 9월 4억원 미만 주택에 적용된 대출 변동 금리를 고정 금리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 주택 매입자들의 부담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버티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수분양자들이 결국 매도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교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금리가 오른 데다 부동산 경기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인식에 집을 급하게 처리하려는 분들이 있다"며 "더 버텨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 금액에 비해 1억~1억5천만원 낮춰서 매물이 나오지만 지금은 거래도 통 안 된다. 매매뿐 아니라 전세거래도 잘 안 되는 게 현실"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