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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북면 소법리의 한 농작물 경작지가 지난달 30일 폭우로 침수된 가운데 경작자 등이 인접한 지방도 도로공사를 피해 원인으로 지목, 그 원인을 놓고 논란이다.<BR/>/이근철씨 제공

가평군 북면의 한 지방도 선형 공사 이후에 인접한 농작물 재배지가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돼 그 원인을 놓고 논란이다.

1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20년 11월 가평군 북면 소법리 160-1번지 일원에서 지방도 391호선 도로 개선사업(길이 0.5㎞, 폭 7.5m, 2차로)을 착공, 2021년 8월 준공했다.

하지만 도로 개선사업 이후인 지난 6월30일 이 지역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도로 인접 농작물 경작지가 침수돼 4천여㎡에 심은 감자와 무 등 농작물이 모두 못쓰게 됐고 경작자 등은 침수원인으로 도로 개선공사를 지목했다.

경기도 작년 8월 선형공사 준공
지난달말 폭우로 감자·무 '악취'
높아진 집수정·배수로 파손 지적

도로 개선공사로 도로와 인접한 농지 사이에 집수정 1개와 도로 배수시설 등이 설치됐지만 높게 설치된 집수정과 도로 공사 등으로 배수가 제대로 안 돼 농작물이 물에 잠겼다는 주장이다. 특히 기존의 배수로가 도로 공사 중 파손돼 이번 호우 때 제 기능을 못해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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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북면 한 지방도 선형 개선 공사 이후 인접한 농작물 재배지가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돼 그 원인을 놓고 논란이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반면 도는 해당 농작물 재배지와 도로공사 현장이 인접해 있지만 농지 배수시설과 도로 개선공사와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집수정은 토지주의 요청으로 향후 성토를 대비해 설치한 것이며 이는 도로공사와 관계없이 현장 민원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찾은 해당 피해 농지에는 썩은 감자들과 함께 수확기를 넘긴 무 등이 심어져 있었다. 또 무 잎에는 진흙 등의 오물이 묻어 있어 농작물이 침수됐다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쌓여 있는 감자에서는 악취가 났고 심어져 있던 무도 뽑아보면 무른 상태여서 사실상 수확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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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가평군 북면 소법리 일원에서 농작물 침수 피해를 겪은 이근철씨가 망가진 감자밭과 무밭을 가리키며 피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7.15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량 학교급식용으로 납품되고 있으며 납품은 20여 년간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작자 "이전까지 피해 전혀없어"
道에 피해 보상·재시공 등 요구

인근 주민들은 농지 배수시설 개선 없이는 해당 농지에서는 절대 농작물 재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농작물 경작자 이근철(63)씨는 "이 농지는 수 대째 농사를 지어온 토지로 이전까지 배수로 인한 피해는 전혀 없었다"며 "도로 개선공사 시 농지보다 배수 흉관이 높고 굴곡지게 설치되는 것을 보고 배수로 공사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건의는 무시된 채 공사가 진행됐다"며 피해 농작물 피해 보상과 지방도 공사 시 설치한 배수로 재시공 등을 도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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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군 북면의 한 지방도 선형 개선 공사 이후 인접한 농작물 재배지가 최근 집중호우로 침수돼 그 원인을 놓고 논란이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

이에 도 관계자는 "해당 농작물 재배지와 도로 공사 현장이 인접해 있지만 농지 배수시설과 도로 개선공사와는 무관하다"며 "배수 시설 설치에 대한 민원인의 요청으로 기존 관보다 더 큰 관경의 시설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