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량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 오히려 쌀의 브랜드화는 그 중요도가 더 커졌다. 적게 먹는 만큼 더 맛있는 쌀, 내 입맛에 맞는 쌀을 찾는 경향이 생겨서다.
예로부터 쌀농사가 성행한 경기도는 다수의 시·군이 자체 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 브랜드 차별화를 모색하기 위한 각 시·군의 고민도 깊어졌다.
시·군들이 '우리 지역에서만 재배하는' 특화 쌀품종 개발에 나선 이유다. 달라진 쌀 소비 경향이 경기도 각지의 쌀품종 전환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와지쌀·수향미 등 고객들 호응
고양시는 지난해 가와지쌀을 고양시 특화 농산물 1호로 지정했다. 지역내 쌀 생산량 비중으로 따지면 오히려 참드림이 높지만, 가와지쌀에 중점을 두는 것은 고양시에서만 재배한다는 점이 한몫을 한다.
참드림은 인근 지자체인 파주시와 김포시 등에서 활발하게 재배하고 있어 참드림으로는 차별화를 모색하기 어렵지만 '고양시에만 있는' 가와지쌀로는 가능한 것이다. 가와지쌀은 2017년 고양시와 경기도농업기술원이 협업해 개발한 벼품종인 '가와지 1호'가 기반이다.

화성시 역시 누룽지 향이 나는 수향미로 차별화에 성공한 사례다. 향이 나는 히말라야 야생 벼와 국내 벼품종을 교배해 만든 골든퀸3호가 수향미의 품종이다. 2015년 해당 품종을 개발한 (주)시드피아와 계약해 전용실시권을 획득했다. 맛있는 쌀로 유명세를 타 전국적으로 수향미 충성 고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적으로도 '쌀의 고장'으로 유명한 이천시는 추청 등을 대체하기 위해 시장 공약 사업으로 자체 쌀 품종을 개발했다. 2016년부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농협과 협업해 2018년에는 해들, 2019년에는 알찬미를 각각 개발했다. 임금님표 이천쌀을 두 품종으로 대체한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호응이 여전하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쌀이 소비되지 않는 시대가 되다 보니, 오히려 쌀도 브랜드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런 점이 '우리 지역만의 쌀'을 고민하게 하고, 새 품종 개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