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발명과 발견을 포함한 과학적 성과들은 현대 과학과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이뤄내는 바탕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림책으로 만나는 과학자 마리타프의 이야기, 명화로 보는 생생한 과학사의 순간을 담은 책 두 권을 만나보자.
■ 마리 타프┃제스 키팅 지음. 케이티 히키 그림. 김선희 옮김. 도토리숲 펴냄. 42쪽. 1만3천원
해저지도로 패러다임 바꾼 女과학자 상상자극 일러스트
마리 타프는 모든 대륙이 한 덩어리였다가 서서히 이동해 지금의 상태가 됐다는 '대륙 이동설'의 근거를 해저 지도를 통해 처음 밝힌 과학자이다.
1950년 이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해저 모양이 어떤지 알지 못했다. 대륙 이동설과 이를 설명하는 판 구조론이 일찍이 대두 됐으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묻혔고, 여성 과학자의 입지 또한 매우 좁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마리 타프는 당당하게 자신이 그린 해저 지도로 바닷속의 비밀을 밝혀내며 과학계의 대단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
그림책은 20세기 최고의 지도 제작자로 우뚝 선 마리 타프의 도전과 모험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동시에 바닷속을 떠올리게 하는 초록색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 마리 타프의 성장 과정과 그가 살아온 시대적 배경, 업적, 관련 학문에 대한 지식까지 알차게 담아냈다.
■ 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윤금현 지음. 파피에 펴냄. 304쪽. 1만9천800원
렘브란트 '해부학 수업' 등 명화 통해 도전·모험 엿봐
과거 화가들은 과학자들이 맞닥뜨린 '과학의 순간'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러한 그림을 통해 과학자의 노력·고뇌·감동·자부심 등 다양한 감정까지도 함께 느껴볼 수 있다.
신간 '명화로 읽는 과학의 탄생'은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과학의 순간을 그려 낸 30여 장의 그림을 통해 과학과 기술, 의학의 발전사를 살펴본다.
렘브란트의 '니콜라스 튈프 박사의 해부학 수업', 조셉 라이트의 '공기 펌프 속의 새에 대한 실험', 어니스트 보드의 '찰스 1세 앞에서 혈액 이론을 시연한 윌리엄 하비' 등 과학자들을 그려낸 작품은 물론, 앤티크 일러스트, 세밀 판화, 풍자가 넘치는 캐리커처 등으로 과학에 다각도로 접근해 본다.
책은 오늘날 과학과 기술의 토대가 되어준 과학자들의 피와 땀의 순간, 선입견에 맞서 이뤄낸 성취를 생동감 있는 그림을 통해 담아내며, 치열하게 살아온 '선구자'의 모습까지 흥미롭게 풀어낸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