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와 인권·평등·평화를 위한 '조봉암 정신'을 다음 세대에 잇고, 분열된 대한민국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매진하겠습니다."


(사)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 이모세 회장은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리공원 죽산(竹山) 조봉암(1899~1959) 선생 묘역에서 열린 63주기 추모식에서 "선생의 사법적 명예는 회복했으나 아직 남은 한은 풀리지 않았다. 국가유공자 서훈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나 더는 그 아픔에 눈물 흘리지 않고 슬픈 과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념사업회와 조봉암 선생 유족은 선생의 누명을 완전히 벗기 위한 마지막 절차라고 판단, 독립유공자 추서를 받기 위해 국가보훈처에 서훈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가보훈처는 조봉암 선생이 일제강점기인 1941년 국방성금 150원을 냈다는 '매일신보' 기사를 근거로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보훈처, 국방성금 납부 기사 근거
독립유공자 추서 서훈 신청 거절
경시대회 등 다양한 사업 홍보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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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숙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이 31일 오전 서울시 중랑구 망우리 공원 죽산묘역에서 열린 '조봉암 선생 63주기 추모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2.7.3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앞으로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힘썼던 선생의 행적을 후세에 알리는 데 더욱 힘쓰겠다는 게 이모세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선생이 태어난 마음의 고향이자 제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정치적 고향 인천에서 선생의 정신을 알리는 것을 시작하겠다"며 "청소년과 대학생, 대학원생 등 청년 세대가 조봉암 선생의 평화통일 정신과 농지 개혁 등 업적을 알 수 있도록 강연회와 교육, 경시대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세대와 모든 지역에 선생의 정신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를 대표해 추모식에 참석한 이행숙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은 "어렵고 복잡한 일에 직면할 때마다 선생의 정신은 인천이 나아갈 방향을 비추는 등불이 됐다"며 "민주주의와 기본권 수호를 위해 헌신하고 농민 권익 보호를 위해 농지 개혁을 이끌었던 선생의 행보는 그 자체로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자 가치가 됐다"고 말했다.

조봉암 선생 공식 추모식은 코로나19 탓에 3년 만에 재개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행숙 부시장 외에도 김교흥(서구갑) 국회의원,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 오경종 인천민주화운동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조봉암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하고 해방 후 제헌 국회의원과 초대 농림부 장관,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1957년 진보당 창당 이후 간첩죄 등으로 기소돼 사형이 집행됐다.

대법원은 유족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2011년 조봉암 선생에게 적용된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조봉암의 죽음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첫 사법살인으로 기록됐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